한 팀에 입단해 기록을 세우고 명예롭게 은퇴하는 것은 모든 선수들이 꿈꾸는 이상적인 엔딩이다.
'원 클럽 맨'은 그 자체 만으로도 의미가 있다. 한 팀에 야구 인생을 모두 바친다는 것은 단순히 실력만 가지고 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선수로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는 것이 더 소중한 경우도 있다. 한 팀에서 입단과 은퇴를 모두 할 수는 없게 되겠지만 선수와 야구에 미련이 남는다면 과감한 선택을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 KIA 나지완이 좁아진 팀 내 입지 탓에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무상 트레이드로 새 길을 여는 것도 한 방법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나지완은 좀처럼 1군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개막 엔트리엔 들었지만 대타로 나섰다. 상대 투수가 바뀌자 다시 대타로 교체되는 수모를 겪은 것이 올 시즌 마지막 모습이었다.
이후 2군에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나지완에게 기회가 갈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아니 가능성이 점차 희미해지고 있다.
김종국 KIA 감독도 "기회를 주고 싶기는 하지만 팀 사정상 그럴 수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좌익수 자리는 이창진이 주전으로 나서고 있다. 이우성이 백업으로 잘 해주고 있고 소크라테스가 빠진 자리는 김호령이 좋은 주루와 수비 능력으로 차지하고 있다.
고종욱은 대타로 가치가 있고 김석환은 구단이 공을 들여 키워야 하는 재목이다.
그 어느 곳에도 나지완이 비집고 들어갈 자리는 보이지 않는다.
나지완은 아직 포기하지 않고 있다.
2군 타율은 0.233, 2홈런 16타점을 더하고 있다. 장타율이 0.322까지 떨어진 상태다. 나지완의 장점이 살아나지 않고 있음을 뜻한다.
그러나 아직 나지완을 원하는 팀이 나올 수 있다. 장타력이 부족한 팀이라면 나지완을 통해 다시 한 번 승부를 걸어볼 수 있다. 나지완이 지금 야구를 그만두기엔 너무 아깝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결심은 나지완이 해야 한다. 이대로 묻히게 될 것인지 아니면 둥지를 떨치고 나와 재도전에 나설 것인기를 정해야 한다.
나지완이 트레이드를 요구한다면 KIA는 무상으로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것이 원 클럽 맨으로 남으려 했던 베테랑에 대한 예우다.
염경엽 KBSN 해설위원은 "구단이 베테랑들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을 주저해선 안된다. 우리 팀에서 쓸모가 적어졌다 해도 타 팀에선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선수들이 제법 있다. 그런 선수들은 무상 트레이드로 예우를 해주는 것이 좋다. 방출도 있지만 방출 보다는 무상 트레이드로 길을 열어주는 것이 더 모양새가 좋지 않은가. 구단이 선수 정리가 필요할 때 무상 트레이드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나지완은 '원 클럽 맨'이라는 자부심을 얻는데 만족할 수 있을까. 선수에 대한 미련 없이 다 불태웠다고 할 수 있을까. 어느 쪽을 택하던 나지완의 의견이 존중돼야 할 것이다. 타이거즈맨 나지완은 그 정도 예우는 충분히 받을 수 있는 프랜차이즈 스타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