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MVP’ 최준용(28)의 부상 투혼은 대회 결과와 상관없이 빛났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은 21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이스토라 세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2022 뉴질랜드와의 8강 경기에서 78-88로 패배, 2015년 이후 7년 만에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 리그 3전 전승, 그 과정에서 중국을 꺾으며 남다른 출발을 알렸던 한국이다. 8강에서 전력 분석조차 힘들었던 뉴질랜드를 만나 접전 끝에 패배, 조기 탈락의 아픔을 느꼈지만 분명 얻은 것이 있었다. 바로 최준용의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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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L MVP’ 최준용이 이번 아시아컵을 통해 한국의 확실한 에이스임을 증명했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
사실 대회 전까지만 하더라도 최준용은 제대로 뛸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몸 상태였다. 발목 부상이 있었고 실제로 필자와의 대화에선 “레이업 슛조차 하는 게 두려울 때가 있다”고 말했을 정도다. 항상 자신감 넘쳤던 최준용이기에 보기 힘든 반응이었다.
실제로 최준용은 조별 리그 내내 최대한 안전한 플레이를 지향했다. KBL에서 보여준 역동적인 플레이를 지양하고 공격과 수비의 중심을 지키는 것에 신경 썼다. 덕분에 한국의 팀 밸런스는 큰 기복이 없었다.
뉴질랜드전에선 최준용도 120% 힘을 쓸 수밖에 없었다. 허웅(코로나19)과 허훈(발목)의 공백, 3쿼터 이대성의 테크니컬 파울 누적 퇴장 변수에 그는 조별 리그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트랜지션 게임 전개 상황에서 라건아를 비롯해 동료 선수들에게 건넨 화려한 패스는 경기 분위기를 가져오는 힘이 됐다.
4쿼터 초반 뉴질랜드 선수와의 충돌로 또 한 번 발목 쪽에 통증을 호소했으나 최준용은 책임감 있게 코트에 나왔다. 발을 절뚝이면서도 자신의 플레이를 하려 했다. 옥에 티였던 테크니컬 파울 누적 퇴장은 아쉬웠지만 그전까지 한국이 뉴질랜드와 접전 승부를 이어갈 수 있었던 건 최준용의 공이 컸다.
최준용은 자신이 주축으로 나선 '첫' 아시아컵에서 아쉽게 8강이라는 성적을 냈다. 그러나 얻은 것도 많았다. 라건아와의
7년 전 국제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은 장신 가드 유망주는 이제 KBL MVP가 됐고 또 한국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대회 성적과는 별개로 기분 좋게 바라볼 수 있는 부분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