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렇게까지 잘할 거라고 기대하지 못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2022시즌 6월은 아픔의 연속이었다. 5월 초까지 2위를 지켰던 그들은 어느새 8위까지 추락하며 ‘봄데’ 악명을 벗겨내지 못했다.
믿었던 원투 펀치 찰리 반즈와 박세웅 역시 6월에는 크게 흔들렸다. 두 선수의 6월 성적은 1승 5패, 평균자책점 역시 4점대와 5점대로 높았다.
![]() |
↑ 롯데 이인복은 서튼 감독마저 기대하지 않았을 정도로 저평가됐던 선수다. 그러나 6월에만 3승을 챙기며 위기의 롯데를 구해냈다. 사진=김영구 기자 |
이인복이 처음부터 롯데의 선발 투수로 나선 건 아니다. 4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선발과 구원을 오갔지만 이후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의 신뢰를 받아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박세웅보다 더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며 ‘토종 에이스’라 불려도 이상하지 않은 수준의 기량을 과시했다.
아마도 모든 사람이 이인복의 올 시즌 활약을 기대하지 못했을 것이다. 150km대 강속구를 뿌리던 시절은 이제 오래전 일이 됐고 지난해 성적 역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3승 평균자책점 4.11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올해 초에는 시즌 준비 과정에서 주춤하기도 했다. 서튼 감독도 “솔직히 이렇게까지 잘해줄 것이란 기대는 못했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러나 이인복을 향한 서튼 감독의 신뢰는 생각보다 컸다. 그는 “이 정도 수준을 기대 못 한 것이지 잘하고 있는 것에 놀라지는 않았다. 전반기 동안 가장 꾸준한 투구를 해줬고 그건 이인복이 준비를 잘했기 때문이다”라며 “경기 전후 상대에 대한 분석, 그리고 그에 따른 준비가 철저한 선수다. 결과가 좋다고 현실에 안주하는 성격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부족한 점을 찾고 또 보완하는 마인드를 장착했으니 펄펄 날 수밖에 없다. 이인복은 과거 파이어볼러 시절을 잊고 투심을 장착 최대한 맞춰 잡는 스타일로 상대 타자들을 무너뜨리고 있다. 스탯티즈 기준 땅볼/뜬공 비율이 1.96으로 KBO리그 투수 중 전체 4위다. 더불어 적절한 볼 배합으로 타자들을 상대하는 법을 스스로 찾았다.
서튼 감독도 이 부분을 강조하며 “지난해, 그리고 올해 초 이인복이 고전했을 때는 상대 타순이 2바퀴 돈 뒤부터였다. 지금은 적절한 볼 배합을 찾았고 또 타자들을 상대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좋게 대처하고 있다. 여러 부분에서 좋은 성장세를 보이
이인복은 후반기에도 롯데 선발진의 한 축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서튼 감독 역시 “선발 로테이션의 중심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처음은 미약했을지 몰라도 지금의 이인복은 후반기 질주를 위한 핵심 요소다. 그만큼 성장했고 또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