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1위? 신경 안 써요.”
kt 위즈의 박병호(36)는 전반기 압도적인 홈런 레이스를 펼쳤다. 전반기 81경기서 27홈런을 쏘아올렸다. 2위 김현수(19개, LG)-3위 피렐라(15개, 삼성)와 차이가 매우 독보적 1위다.
올해가 전반적으로 투고타저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놀라운 박병호의 행보. 잔여 시즌 박병호가 60경기에서 23개를 더 추가한다면 수년간 대가 끊겼던 50홈런이 다시 탄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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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기 압도적인 홈런 레이스를 펼친 홈런왕 박병호는 정작 자신의 홈런 기록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그러나 박병호는 홈런 기록과 1위 행보 자체에는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지난 16일 올스타전 직전 만난 박병호는 ‘올해 좋은 성적을 예상했냐’는 기자의 질문에 “아니다. 아니었다. 그냥 내겐 어떻게 보면 조금 신기한 일이었다”면서 “왜냐면 항상 앞선 2년의 부진이 계속 마음에 남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나도 이렇게 많은 홈런이 나올 줄은 모르고 있었고, 그렇기 때문에 크게 생각하고 있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홈런 숫자나 개인 기록보다 올 시즌 더 집중했던 건 kt 합류 이후 중심타자의 역할이었다. 박병호는 지난 시즌 종료 후 오랫동안 입었던 히어로즈 유니폼을 벗고, kt위즈로 FA 이적했다. 그리고 3년 총액 30억 원의 박병호의 계약은 첫해 전반기 만에 초대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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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대 중반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더 많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등 식단 변화를 가져간 것이 올해 부활의 비결 가운데 하나다. 사진=천정환 기자 |
그러면서 “물론 더 많은 안타를 치고 싶고 출루율도 높이고 싶은 목표는 있었지만, 앞선 시즌보다는 좋은 성적이기 때문에 그것에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올해 박병호는 거의 전성기에 육박하는 뛰어난 수준의 타구 속도와 좋은 타구의 코스를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 타자도 쉽게 범접할 수 없는 정도의 질 좋은 타구를 매 경기 생산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변화는 어떻게 가능했을까.
박병호는 “일단 그런 부분은 트레이닝 파트와 얘기를 많이 했다. 과거 선배들은 나이가 들수록 웨이트트레이닝을 줄이고 체력훈련을 더 신경쓰라는 말을 많이 했었는데, 나같은 경우엔 장타를 쳐야 되기 때문에 웨이트를 등한시 하지 않았다”면서 “오히려 웨이트트레이닝 강도를 더 늘리고 단백질 섭취 또한 더 많이 가져가야 한다는 조언을 받고 그렇게 실행했다. 트레이닝 파트의 스태프 분들게 감사드리고, 후반기 역시 그렇게 꾸준히 유지하고 준비할 생각”이라고 했다.
올해 박병호의 홈런 레이스는 KBO리그에 다시 경기마다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진정한 홈런왕 본연의 의미를 되살린 것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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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병호의 후반기 목표는 kt를 더 높은 순위표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
하지만 박병호는 한 번 더 “예전에도 인터뷰를 했지만 (홈런왕에 대해) 솔직히 감응이 별로 없다. 많이 나오고 있고, 좋긴 하지만 지금 시즌을 치르고 있기에 그런 감정은 크게 없다”면서 “시즌을 다 잘 치르고 끝나봐야 그때 (진짜) 기분을 알 것 같다”
후반기 kt의 대반격을 이끌고 싶은 마음이다. 박병호는 “시즌 초반 기대보다 팀 성적이 좋지 못해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상위권 팀도 지금 너무 잘하고 있는 상황이고 우리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면서 “후반기 들어서 더 많은 승수를 쌓아야 한다. 정말 팀만 생각해서 많은 승리를 하는 게 유일한 목표”라고 말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