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스포츠는 많은 돈을 쓰는 팀이 좋은 결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분야다. 그러나 그렇지 못할 경우 후폭풍 역시 거셀 수밖에 없다.
최근 두산 베어스는 FA 기간이 될 때마다 외부 영입은커녕 ‘집토끼’를 잡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화수분 야구’로 버텨왔던 것도 결국 한계가 올 터. 일단 거액을 품에 안겨 잡은 선수들이 전보다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게 현실이다.
현재 두산에서 거액 몸값을 자랑하는 건 김재환(34). 허경민(32), 정수빈(32) 정도로 볼 수 있다. 각각 115억, 85억(최대), 56억원에 계약한 선수들이다. 이들 중 허경민을 제외하면 앞서 언급한 ‘전보다 더 좋은 모습’이라는 기준점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두산의 하위권 추락과도 무관하지 않다.
↑ 115억원의 사나이 김재환이 과연 두산의 후반기 반전을 이끌 수 있을까. 그의 거포 본능이 살아나야만 두산도 살 수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는 건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더군다나 50홈런으로 KBO리그 전체 홈런 꼴찌인 두산에서 15홈런을 치고 있다는 건 4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단 후반기에는 타율을 더 끌어올려야 한다. 풀 타임 시즌 중 가장 저조한 성적으로 FA 계약 첫 시즌을 마치는 ‘불명예’를 피하기 위해선 말이다.
↑ 거액 몸값을 받는 두산 선수들 중 허경민은 가장 모범적인 시즌을 보내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득점권 타율도 0.339로 높은 편이다. KBO리그 타자 중 전체 8위로 박세혁(0.340), 호세 페르난데스(0.337)와 함께 나란히 Top 10에 이름을 올렸다.
무릎 부상을 이겨내고 돌아온 7월에는 2개의 홈런을 쏘아 올리기도 했다. 하나는 만루 홈런, 또 하나는 선두 타자 홈런으로 영양가가 높았다. 여기에 탄탄한 수비까지 선보이며 내야 수비가 불안했던 두산을 안심시키고 있다. 지금의 흐름이 후반기에도 이어진다면 허경민은 분명 효자 FA 평가를 받을 수 있다.
↑ 최고의 수비, 빈약한 방망이. 두산 정수빈의 후반기는 과연 전반기와 다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
리드오프 역할을 해내야 할 정수빈은 전반기 내내 하위 타순에 자리했다. 득점권 타율 전체 2위(0.283)인 두산인 만큼 확실한 리드오프만 존재한다면 충분히 치고 올라갈 힘이 생긴다. 결국 그 역할은 정수빈이 해내야 하며 후반기에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두산은 전반기 7위에 머물렀지만 결코 약한 팀이 아니다. 투타 전력의 잦은 부상 이탈로 인해 완전체가 된 후 제대로 평가받아야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억’소리 나는 세 남자의 활약이 필요하다. 두산이 지불한 거액의 몸값이 결코 헛되이 쓰이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