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장민재(32)마저 없었다면….
한화 이글스의 전반기 최고 선수는 단연 장민재다. 2022시즌 전만 하더라도 불펜 투수로 활용될 예정이었던 그는 현재 한화 선발진 중 가장 안정적인 투구 내용을 선보이고 있다.
장민재는 전반기 20경기에 등판, 3승 4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4월 중순까지 불펜 투수로 나섰으나 라이언 카펜터가 이탈한 후에는 줄곧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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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 장민재는 무너져 가던 전반기, 독수리 군단의 외로운 버팀목이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장민재에 대해 “내가 실수했다. 지난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그를 올해 초 불펜 투수로 활용한 건 명백한 내 실수”라고 말할 정도로 극찬했다.
실제로 장민재는 5이닝조차 안정적으로 막지 못한 한화 선발진 안에서도 가장 듬직한 존재다.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선수는 아니지만 최소한 초중반 기세 싸움에서 상대 어떤 투수와 붙어도 밀리지 않는 힘을 과시했다.
하이라이트는 10연패를 끊어낸 6월 24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이었다. 당시 장민재는 삼성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을 상대로 5.1이닝 4피안타 3사사구(1사구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3번째 승리와 함께 한화의 10연패를 스스로 막았다.
선수 장민재로서의 활약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주장 하주석이 징계 및 2군으로 내려간 18일 동안 임시 주장으로서 제 역할을 해냈다는 것 역시 잊어선 안 된다. 그는 또 다른 리더십으로 한화를 이끌었고 계속되는 패배 속에서도 끝까지 목표 의식을 잃지 않도록 도왔다.
수베로 감독은 “장민재는 헌신할 줄 아는 사람이다. 매일 가장 일찍 야구장에 오고 또 ??미히 하며 행동 하나, 하나에 모범이 된다. 선수들이 올려다 볼 수 있는 사람이 주장이 되어야 한다. 감정기복은 없는데 열정이 있다. 지난 2주 동안 우리에게 찾아온 폭풍을 잠재워준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불펜 투수로 시작한 이번 시즌이지만 전반기는 장민재에게 있어 선발 투수로서 올라설 수 있는 새로운 전환점이 됐다. 후반기에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단일 시즌 개
성공적인 리빌딩을 위해선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 줄 수 있는 그라운드의 리더, 그리고 성적으로 신뢰를 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 한화 마운드 위에 그러한 존재가 바로 장민재다. 한화 전반기 최고 선수라는 데에 이견은 없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