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아무것도 모르겠어요.”
아산 우리은행의 김정은(35)은 현재 서울 장위동에 위치한 우리은행 체육관에서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 2021-22시즌 플레이오프 준우승의 아쉬움, 그리고 건강한 몸을 되찾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9일 만난 김정은은 “나는 다른 선수들과 달리 항상 훈련 복귀가 늦다. 어린 친구들에 비해 1, 2달 정도는 매번 늦는 것 같다”며 “이 시기에 근력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도 최대한 재활에 집중하며 훈련에 참여할 수 있는 몸을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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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은행 김정은의 다음 시즌은 라스트 댄스가 될까, 아니면 부활의 신호탄이 될까. 사진=WKBL 제공 |
김정은은 “지난 시즌에 몇 경기 안 뛰었다는 이미지가 많은 사람에게 있는 것 같다. 사실 코로나19 때문에 2경기 결장한 걸 빼면 전부 다 뛰었다”며 “아무래도 몸 상태가 좋지 않았고 기량이 제대로 발휘되지 않아 그런 듯하다”고 웃음 지었다.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웃을 수 있는 말은 아니었다. 타인은 쉽게 알 수 없을 마음고생이 심했을 터. 김정은은 “나이를 먹고 부상에 시달리다 보니 점점 힘들어진 건 사실이다. 말을 못 했을 뿐 발목 수술 후 후유증도 정말 많았다”며 “이제껏 5번 정도 수술을 받았는데 항상 2년 정도 지나면 제대로 된 몸으로 돌아오는 느낌이다. 올해가 발목 수술 후 2년 째니까 이제는 순조롭게 몸을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여름 WKBL을 강타한 ‘김단비 이적 쇼크’는 김정은에게도 큰 반응을 일으킨 일이었다. 그동안 서로를 마주 보고 에이스 대결을 펼쳤던 이들이 이제는 같은 유니폼을 입고 뛸 날이 온 것이다. 김정은은 해맑게 웃으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정은은 “(김)단비랑은 20대 초반부터 국가대표팀에서 자주 봤으니까 어색한 건 전혀 없다. 근데 같은 팀이 됐다는 사실에 가끔 깜짝 놀랄 때가 있다. 그래서인지 오프 시즌 훈련을 빨리하고 싶다고 생각한 건 프로 선수가 된 후 올해가 처음이었다. 정말 재밌을 것 같다. 대표팀에서도 손발을 많이 맞췄으니까 걱정도 없다. 하루라도 빨리 같이 뛰고 싶다”고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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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획대로 된 적이 없다던 김정은, 그는 매 순간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하루를 살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김정은은 “(위성우)감독님과 같은 생각이다. 사실 발목을 다친 후 이제는 정말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밖에서 봤을 때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스스로 기능적인 부분이 잘 안 나오니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 느껴졌다. 몸이 좋은 것 같으면 몇 년 더 할 수 있을 것 같고, 또 반대 상황이면 이젠 끝인 것 같고…. 감정 기복이 생각보다 있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긴 인생을 산 건 아니지만 살면서 계획대로 된 건 하나도 없었다. 그동안 계획을 만들면 그것대로 된 적이 없었다. 그래서 미래에 대한 생각을 아예 안 하는 편이다. 지금으로서 가장 중요한 건 코트에 설 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1년 뛰어보고 괜찮으면 다시 1년 더 뛰는 것, 그게 가장 맞는 방법 같다. 그래서 이번 시즌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뛸 것이다. 그렇게 해야 조금 더 절실해지고 또 스스로 더 나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우리은행은 올해 여름 생각보다 많은 선수를 영입했다. 김단비를 필두로 노현지, 고아라 등 즉시 전력감이 합류했다. 어쩌면 김정은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부분이다. 모두 포워드 자원으로서 출전 시간을 나눠 가질 수 있다. 김정은이 적은 시간 동안 최고의 효율을 뽑아낼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높아졌다.
김정은은 “우리 팀이 이번에 FA 영입을 많이 했고 또 들어온 선수들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가용 인원이 많아지면 내가 최대한 세이브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몸에 무리가 덜 가면 최대한 경기를 할 때도 자유로워지는 부분이 있으니까 더 좋아질 것 같다”고 바라봤다.
그러나 김정은의 마음은 여전히 물음표다. “아직
[장위동(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