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현역 최다승 투수'는 다시 팀에 힘을 불어 넣을 수 있을까.
전반기 마지막에 보여준 집중력이 살아난다면 불가능한 일 만은 아니다.
두산 좌완 투수 장원준(37)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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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원준이 2군에서 잇단 호투로 자신의 야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사진=천정환 기자 |
1군 성적이 승.패 없이 5홀드, 평균 자책점 2.70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재조정 지시를 받았다. 그리고 장원준은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시작했다.
2군 생활은 평탄치 않았다.
내려가자 마자 첫 경기였던 6월21일 상무전서 2.1이닝 1피안타 1볼넷 1사구 2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하지만 2일 한화전서는 0.1이닝 동안 5피안타 무볼넷 1탈삼진 5실점으로 크게 무너지고 말았다. 장원준의 올 시즌도 그렇게 끝나 버리는 듯 보였다.
그러나 이후 빠르게 제 자리를 찾았다.
일주일을 쉬고 등판한 9일 LG전서는 1이닝 동안 삼진 2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곧바로 10일 LG전서도 1이닝을 1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장원준이 여전히 쓸모가 있는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고 할 수 있다.
지금 두산은 장원준의 힘이 필요하다. 불펜에 좌완 자원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최승용이 선발로 나서게 되며 현재 두산 불펜엔 좌완 투수가 이현승 한 명 뿐이다. 불펜의 균형을 맞춰야 하는 상황에서 장원준의 가세는 힘이 될 수 있다.
상대 좌타선을 막기 위해선 그래도 두 명 정도는 좌완 불펜 투수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질 때도 잘 질 수 있다. 추격조로서 상대 좌타라인을 막아주는 것, 지금 장원준이 두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다.
김태형 두산 감독이 2군 성적만 놓고 장원준을 1군에 콜업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던질 수 있는 몸 상태가 됐는지, 연투 시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는지 등을 체크할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9일과 10일의 호투는 나름의 의미를 가지고 있었다.
이제 장원준에게 전성기 시절의 구위를 기대하는 사람은 없다. 그저 팀이 필요로 한 순간 마운드에 올라 최선을 다해 제 몫을 하고 내려오는 것이 전부라 할 수 있다.
장원준도 이런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가 다 돼 있다. 지금까지 그 어떤 팀의 지시에도 군 소리 없이 따
아직은 두산도 장원준이 필요하다. 불펜의 왼쪽 날개를 보강할 수 있는 가장 빠른 길이다.
장원준은 후반기 개막과 함께 돌아올 수 있을까. 2군에서 구위가 회복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면 바로 콜업이 될 것이다.
장원준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