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도 계속 웃는 일만 있었으면 좋겠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40)는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KBO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5개를 성공하며 황대인, 김현수, 한유섬, 나성범, 박병호를 제치고 당당히 통산 3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이대호는 2009, 2018년에 이어 2022년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 양준혁, 박재홍, 김태균과 함께 KBO 역대 최다 우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 롯데 이대호가 15일 잠실서 열린 홈런 레이스에서 우승한 뒤 김태군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사진(잠실 서울)=김영구 기자 |
다음은 이대호와의 일문일답이다.
▲ 3번째 홈런 레이스 우승 소감.
생각도 못 했다. 나이를 먹어서 멀리 치지를 못하는데(웃음). (김)태군이에게 잘 나갈 수 있도록 던져달라고 했다. 힘으로 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절반 정도 쳐서 기분 좋다.
▲ 김태군을 선택한 이유가 있는가.
그동안 홈런 레이스를 많이 나가봤는데 포수들이 보통 치기 좋은 공을 주더라. 저번에는 (나)균안이가 던져줬다. 회전이 좋은 투수를 골라야 한다. 가볍게 던지는 투수면 힘이 좋아야 멀리 치는데 나는 힘들 것 같았다. 그래서 강하게 던져달라고 했는데 잘 통했다.
▲ 앞에 타자들이 4개를 많이 쳤다. 4번째 홈런을 쳤을 때 어떤 생각을 했나.
내 앞에 있는 타자들은 워낙 힘이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나는 그렇게 쳐도 안 날아간다(웃음). 어떤게든 가볍게 넘기는 게 목표였는데 그러다 보니 우승을 했다.
▲ 김태군에게 따로 고마움의 표시를 할 생각인가.
줘야 한다(웃음).
▲ 마지막 올스타전, 마지막 홈런 레이스였다. 어떤 기분이 들었나.
가족이랑 같이 올라왔다. 6시간 정도 운전한 것 같다. 오면서 아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했는데 울컥하더라. (홈런 레이스에서)우승하면 받는 건 좋은 곳에 쓰자고 이야기했다. 사실 받을지는 몰랐다. 태군이에게 줄 건 주고 나머지는 좋은 곳에 쓰겠다. (태군이가)안 받는다고 하면 몰라도(웃음).
▲ 우승 후 아이들과 기뻐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타석에 서기 전에 몇 개 칠 것 같냐고 물어봤다. 2개 정도 칠 것 같다고 하더라. 그래도 1등 하니까 많이 좋아했다. 아빠가 마지막에 우승하니까 더 좋아한 것 같다. 마지막 올스타전이고 또 팬들이 뽑아주셔서 오게 됐는데 좋은 상까지 받아 기쁘다. 또 좋은 일을 하게 돼 더 기쁘다. 내일이 진짜 마지막이다. 조금 더 웃고 싶고 좋은 추억을 만들고 싶다.
▲ 20대, 30대, 40대에 한 번씩 우승했다.
사실 40대가 홈런 레이스에 나가는 게 참…. KBO에서 연락이 왔는데 사실 쉬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팬들이 마지막으로 뽑아준 이 자리에서 있는 힘을 다 짜내려고 했다.
▲ 퓨처스 올스타전에서 MVP에 선정된 나승엽이 내일 꼭 MVP가 되라고 하더라.
나도 받았으면 좋겠다. 꼭 받고 좋은 일을 하고 싶다. 마지막인데 꼭 행복하게 끝났으면 한다. MVP가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올스타전에서 상을 받으려면 운이 있어야 한다. 내일은 정말 많이 웃고 싶다. 특히 비가 안 왔으면 좋겠다. 비 예보가 있어서 걱정이 조금 된
▲ 내일 홈런을 치면 올스타전 역대 최다 홈런 1위가 된다.
계속 기사를 써주시니까 의식이 안 될 수가 없다(웃음). 솔직히 홈런 레이스나 홈런 관련해서는 욕심을 버린 지 오래다. 안타 1개라도 더 치는 게 팬들에게 보답하는 일이다. 열심히 뛰고 치고 싶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