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유일' 200안타 타자는 부활할 수 있을까.
타격 폼 사이에서 길을 잃은 서건창(32)은 후반기서 부활을 꿈꾸고 있다. 현재 부상으로 2군 경기를 뛰고 있는 상황.
2군에선 6경기서 20타수8안타, 타율 0.400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도 0.500으로 대단히 높다. 후반기 부터는 팀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서건창이 다시 살아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타격 폼 사이 어딘가서 길을 잃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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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건창이 전성기 타격폼을 잃어 버린 채 방황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서건창은 주전 2루수로 시즌을 시작했고 6월초까지 47경기에 출장해 타율 0.212 1홈런 11타점 24득점 OPS .55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타격 폼 변화가 문제의 발단이다. 언제든 3할은 칠 수 있는 선수였지만 이젠 그 마저도 무너졌다.
서건창은 2020시즌 3할 타율이 무너진 뒤 다시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문제는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타력 증가를 목표로 바꾼 타격 폼을 이제는 원본마저 잃어 버리고 말았다.
계기는 200안타를 친 다음 해인 2015년에 있었다.
넥센 출신 한 현역 코치는 "서건창이 당시 장타율을 높이기 위해 200안타 타격 폼을 바꾸려는 시도를 했다. 두자릿 수 홈런은 치는 것이 목표였다. 그러나 그 때부터 서건창은 길을 잃기 시작한다. 2015시즌 홈런은 3개에 불과했다. 장타력도 끌어올리지 못하고 200안타를 쳤던 좋은 타격 폼마저 잃어버리게 됐다. 이후 이런 저런 시도를 해왔는데 이젠 좋았을 때의 폼을 완전히 잃어버린 듯 하다. 수 없이 많은 폼으로 노력을 하고 있지만 200안타 당시의 밸런스는 찾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건창은 매년 새로운 폼으로 도전을 이어갔다. 어쩔 때는 경기 중에도 타격 폼이 이리 저리 오갔다.
깊게 파고 들면 파고 들 수록 더욱 수렁 속으로 빠져 들었다. 200안타 당시 타격 폼은 잃어버린지 오래다.
넥센 출신 코치는 "그 때 서건창을 말려야 했었던 것은 아닌지 후회스럽다. 그 때 폼을 유지했다면 200안타를 몇 번은 더 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서건창 타격폼은 너무 복잡해서 뭔가 하나로 정의하기 어렵다. 정말 노력을 많이 하는 선수이기 때문에 더욱 안타깝다"고 말했다.
홈런에 대한 욕심이 결국 서건창의 앞 길을 가로 막고 말았다.
수 많은 LG 타자들을 살려낸 이호준 LG 타격 코치도 서건창의 타격폼에는 고개를 가로 젓는다.
이 코치는 "서건창의 타격 폼은 심오하다고 할까 대단히 복잡하고 어렵다.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원 포인트 레슨은 가능해도 큰 틀에서의 변화는 시도하기 어렵다. 본인만의 세계가 너무 깊기 때문에 손 대는 것이 조심스럽고 어렵다. 스스로 길을 찾아내기만을 기다져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건창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었지만 재수를 택했다. 그만큼 올 시즌 각오가 남달랐다. 하지만 아직까지 1군에선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2군에선 4할대 맹타를 휘두르고 있지만 근본 처방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2군과 1군은 전혀 다른 무대이기 때문이
이런 페이스라면 또 한 번 신청을 미뤄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 성적으론 FA 신청을 한다 해도 거취가 쉽게 정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안타까운 시간만 자꾸 흘러가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