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왕은 최대한 의식 안 하려고 해요. 아직 정말 생각해 본 적이 없습니다.”
신인왕 ‘0순위 후보’로 떠오른 ‘중고신인’ 전의산(SSG, 21)은 신인왕 이야기가 나오자 곧바로 손사래를 쳤다. 아직 신인왕을 의식할 때가 아니란 입장. 오히려 이날 전까지 약점이었던 좌완 상대 약세에 대한 이야기를 인터뷰 내내 스스로 되새김질 했다.
SSG는 1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의 정규시즌 경기서 윌머 폰트의 8이닝 1실점 역투와 전의산의 멀티 홈런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 SSG 랜더스 전의산이 전반기 최종전 멀티홈런으로 신인왕 0순위 후보의 자격을 증명했다. 사진(인천)=김원익 기자 |
마운드에선 폰트가 경기를 지배했고, 타석에선 전의산이 타석에선 전의산이 펄펄 날았다. 전의산은 4회 역전 투런 홈런으로 경기를 뒤집은 이후 8회 추가 솔로홈런으로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SSG는 이날 단 4안타에 그쳤지만, 그 중 2안타가 전의산의 홈런 2방이었다.
특히 8회 때린 홈런은 전의산의 프로 데뷔 이후 첫 좌투수 상대 홈런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전의산은 좌투수 상대로 벤치를 지키거나 출전해도 타율 0.067(15타수 1안타) 7삼진으로 매우 약했다.
그랬던 전의산이 리그 최강 좌완 셋업맨으로 꼽히는 키움 구원투수 김재웅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때려낸 것이다.
다음은 경기 종료 후 만난 전의산과의 일문일답이다.
▲8회 홈런은 데뷔 이후 좌투수에게 처음으로 기록한 홈런이었다.
타석에 들어가는데 감독님이랑 코치님께서 ‘자신 있게 쳐라’고 하셔서 자신 있게 들어가서 ‘내 스윙을 하자’는 생각을 했는데 마침 좋은 선물이 터져서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변화구를 노렸나. 홈런 순간 어떤 생각이 들었나
직구 타이밍에 들어갔고, 잘 맞아서 맞는 순간 넘어갈 거란 생각을 했다.
▲좌투수 상대로 부진해서 스트레스가 컸을까
있긴 있었는데 경험을 더 많이 해봐야 된다고 생각했다. 선배님, 코치님, 감독님이 이렇게 좋은 말씀을 해주시고 ‘편하게 하고, 자신있게 해라’고 말해줘서 더 편안하게 했던 것 같다.
▲리그 최강 좌완 셋업맨인 김재웅을 상대로 친 홈런이라 더 동기부여가 될까
투수가 누구든지 가리지 않고, 내 타석에서 내 역할을 수행하자고 생각했던 게 마침 잘맞았다.
▲올 시즌 득점권 타율(0.480)이 매우 높고 주자 있는 상황 장타와 타점(3홈런 19타점)도 많은 편인데 비결이 있다면
찬스에서 타석에 들어가면 그 타석을 최대한 즐기려고 하는 편이다. 그게 지금까진 좋은 결과로 나오고 있는 것 같다.
▲김원형 감독은 “전의산이 야구하는 모습이 즐거워 보인다”고 하던데
(환하게 웃으며) 매일이 새롭고 즐겁고, 재밌다.
▲늦은 시즌 합류였지만 좋은 활약을 했는데, 전반기를 돌아본다면
매우 좋았던 부분들도 스스로 많이 발견한 것 같다. 또 이제 약점이라면 약점도 나온 것 같아 서 후반기에는 이런 부분을 고치고, 지금 했던 것처럼만 하면 후반기에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
↑ 올 시즌 좋은 활약에도 전의산은 신인왕을 시즌 끝까지 의식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사진(인천)=김영구 기자 |
아니다. 지금 의식을 안 하고 있는데, 최대한 의식을 안 하려고 하는 편이다. 생각도 아직 해 본 적이 없다.
▲정말인가?
(강하게 부인하며) 아니요. 아니요. 아직 생각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당황해서) 딱히 그런 생각을 가지고 야구를 하고 있지 않다.
▲신인 선수 가운데선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1위다.
진짜, 저는 진짜 (아닙니다). 시즌 끝날 때까지는 생각을 안 할 것 같다. 시즌 끝나봐야 알 수 있는 결과고, 끝날 때까진 최대한 지금 제가 맡은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게 내 임무인 것 같다.
▲1군 등록 당시만 해도, 시한부 등록으로 비춰졌다. 당시 이런 활약을 스스로는 예상했었나
아니다. 이렇게 오래 1군에 있을 줄도 몰랐다. 그때 당시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열심히 하고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하다 보면 결과가 좋을 거라고 생각은 했는데 이렇게까지 잘 할 줄은 몰랐었다.
▲좌투수 상대 약점을 제외하고 후반기에 추가로 보완하고 싶은 점이 있나
일단 다 보완해야 할 것 같고, 아
▲팀이 1위로 전반기를 마쳤다. 후반기 어떤 역할을 하고 싶나
지금처럼 타점 찬스에서 조금 더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고, 좌투수에게도 강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인천=김원익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