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아마추어 드래프트에선 투수들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잇다.
드래프트마다 투수 수요가 많은 것은 상식이지만 올 시즌엔 유독 더 투수쪽이 강세다. 그만큼 야수 팜이 약하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야수쪽이 다 무너진 건 아니다. 포수는 상황이 다르다. 중.대형 포수들이 제법 많이 스카우트 사이에서 이름을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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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가 이번 드래프트에서 경남고 포수 김범석을 1라운드에 선택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대한 야구소프트볼 협회 |
원래는 빅3였으나 원주고 포수 김건희(18)가 3학년이 된 뒤 이렇다 할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력이나 수비력 모두 경기 상고 엄형찬(18)이나 경남고 김범석(18)에 뒤진다는 평가였다.
그렇게 형성된 양 강 구도에 변화가 생겼다. 빅2 중 한 명이었던 엄형찬이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 입단을 확정 지었기 때문이다.
엄형찬이 빠져 나가며 자연스럽게 고교 포수 부문은 김범석의 원 탑으로 남게 됐다.
김범석은 공.수에 걸쳐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다. 포수로서 기본기가 잘 갖춰 졌다는 평가다. 플레이밍도 좋고 블로킹 능력도 탑재 돼 있다. 어깨도 좋아 강한 송구 능력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공격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시즌 초, "고3병을 앓고 있다"는 말이 돌 정도로 부진했지만 이내 슬럼프에서 탈출했다.
김범석은 올 시즌 2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44, 5홈런, 2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이 0.489이나 되고 장타율도 0.641로 빼어나다. OPS가 1.130으로 대단히 높게 나타나고 있다. 공격형 포수로서의 재능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다.
그러나 경남고가 12일 청룡기 1회전에서 탈락하며 더 이상 기량을 보여줄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됐다.
지금까지의 김범석만 놓고 선택을 해야 한다.
관심은 롯데가 1라운드에서 김범석을 뽑을 배짱이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다.
고교 랭킹 1위 투수인 심준석이 메이저리그행을 선택한다 해도 롯데에는 윤영철 신영우 등 재능 있는 투수들이 드래프트 순위에 걸릴 수 있다.
그러나 팀 내 최대 약점인 포수도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이다. FA를 잡는 것과는 별개로 유망주를 영입해 키우는 작업도 병행해야 한다. 그래야 포수층이 두터워질 수 있다.
약점인 포수 보강을 위해 김범석을 잡으면 이들 중 한 명은 포기를 해야 한다. 쉽지 않은 결정이다.
국내 구단 스카우트 A는 "김범석이 1라운드 후반에 지명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 시즌 야수 팜이 좋지 못하다. 공격력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많지 않다. 김범석은 포수라는 장점도 있다. 어느 팀이나 수준급 포수는 금값이 되고 있다. 미래 자원에 투자하는 셈 치고 빠른 라운드에 지명해 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수준급 투수들이 빠져나가면 김범석의 지명 순번이 올라갈 수 있
롯데는 수준급 투수를 포기하면서 까지 김범석에게 러브콜을 보내게 될까. 이번 드래프트는 1라운드 부터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