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는 수비, 둘째는 탈압박이다.
추일승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이 1997년 이후 정말 오랜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린다. 첫 상대는 중국, 이 대회에서 우승을 노리는 경쟁국이다.
표팀은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2022 B조 중국과 첫 경기를 치른다.
↑ 한국 농구대표팀이 12일 중국과 아시아컵 첫 경기를 치른다. 포인트는 두 가지, 수비 보완과 탈압박이다. 사진=FIBA 제공 |
먼저 한국의 전력을 살펴보자. 김선형, 전성현, 이현중, 여준석, 이승현 등 주전 멤버들이 대거 빠졌다. 그러나 주장 이대성을 중심으로 최준용, 송교창, 김종규, 라건아, 그리고 허훈 등 KBL 최고의 선수들이 건재하다.
중국은 저우치가 한국전에서 출전할 수 없고 궈아이룬, 자오지웨이 등 앞선의 핵심 전력이 전부 빠졌으나 순밍후이, 왕저린, 그리고 현지에선 ‘국내 웨이드’라는 닉네임을 지닌 허시닝, 그리고 장웨이즈 등 여전히 막강한 선수들이 즐비하다.
한국과 중국 모두 이번 대회에선 전통적인 색깔을 지우고 새로운 스타일의 농구를 보여줄 예정이다. 한국은 지난 6월 필리핀과의 평가전에서 적극적인 2대2 플레이, 그리고 라건아를 적극 활용하며 코트를 넓게 쓰는 모습을 보였다. 중국은 압도적인 신체조건에 의존하지 않고 적극적인 앞선 압박, 그리고 스페이싱 게임을 통해 유럽형 스타일의 팀 컬러를 과시했다.
현시점에서 객관적 전력상 한국과 중국은 대등하다. 저우치라는 이름이 이 경기에 빠진 것만으로도 한국이 승리할 가능성이 최소 30%는 늘었다. 냉정히 판단하면 저우치와 궈아이룬, 자오지웨이가 없는 것만으로도 한국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다.
또 ‘공중증’이라 불릴 정도로 과거 농구대잔치 세대가 중국에 크게 약했다면 지금 세대는 그렇지 않다.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지금까지 중국에 압도적으로 밀린 적이 없다. 해볼 만하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경기 분위기는 달라진다.
↑ 허훈의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중국의 앞선 압박을 이겨내려면 이대성의 힘이 절실하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
대표팀은 지난 필리핀과 2차례 평가전에서 졸전을 펼쳤다. 다득점 게임으로 겉은 화려했지만 대학생들이 주축이었던 어린 필리핀에 경기당 100점 가까이 내준 수비는 분명 심각하게 바라봐야 했다. 특히 필리핀의 좌우 코너 공격을 막아낸 적이 거의 없을 정도로 무방비 상태였다. 문성곤, 안영준, 그리고 이승현 등 그동안 대표팀 수비에 큰 공헌을 했던 선수들이 그리워진 순간이었다. 더 나아가면 양희종이 보고 싶을 정도였다.
중국의 지난 2023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호주, 대만전 경기 스타일을 살펴보면 인 앤 아웃이 매우 자연스러워 좌우 코너에서 무수히 많은 3점슛 기회를 생산했다. 세계 최고의 수비를 자랑하는 호주를 당황케 할 정도로 그들의 스페이싱 게임은 위협적이었다. 만약 대표팀의 수비가 필리핀전 이후 보완되지 않았다면 쉽지 않은 경기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불행 중 다행히 대표팀 선수들은 수비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이대성은 “수비는 곧 체력이라고 생각한다. 필리핀전 때는 체력적으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그때는 수비가 좋지 않았지만 아시아컵에선 훨씬 보완된 모습을 보이겠다”며 희망을 안겼다. 추 감독도 “아시아컵 수비는 필리핀전과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수비가 첫 번째라면 2번째는 탈압박이다. 앞서 언급한 대로 두펑 감독이 부임한 이후 중국은 공격은 스페이싱 게임, 수비는 철저한 앞선 압박으로 설명할 수 있다. 궈아이룬, 자오지웨이 등 앞선 압박의 핵심 전력이 빠진 건 그나마 호재이지만 그럼에도 전체적인 팀 컬러는 달라지지 않을 것이다.
중국의 앞선 압박에 호주도 수차례 당했다. 대표팀 입장에선 허훈과 이대성의 어깨가 무겁다. 분위기가 승패를 좌우하는 한중전에서 앞선 압박을 쉽게 풀어내지 못하면 승리를 얻기 힘들다. 이 분야의 1인자 김선형이 대표팀에 없는 게 아쉬운 상황. 더군다나 허훈의 현재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이대성에게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
앞선 압박을 쉽게 풀어낸다면 득점 기회는 많아질 수 있다. 세트 수비에서 약점을 보인 중국이며 세계 최고 수준의 세로 수비를 자랑하는 저우치도 없다. 라건아와 김종규는 그동안 왕저린을 상대로 자신감을 보여왔다. 또 라건아는 최근 동료를 살리는 플레이가 좋아져 중국의 트랩 수비에도 슬기롭게 대처할 수 있다. 일단 하프 코트를 안정적으로 넘어오는 게 핵심이다.
↑ 결전의 날이 밝았다. 7년 만에 치르는 아시아컵이다. 한국 농구대표팀은 최소 4강, 최대 우승을 목표로 달릴 것이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
실상 B조 1위 결정전이다. 대표팀 입장에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