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위원님을 만났는데 '한 경기를 생각하지 말고 1아웃만 생각하며 경기에 임해 보는 게 어떠냐'라고 하시더라고요."
롯데 자이언츠 투수 박세웅은 지난 5월 10일 NC 다이노스전 승리 이후 2달 동안 승리가 없었다. 못 던졌다기보다는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말하는 게 정확할 수 없다. 그는 올 시즌 단 한 번도 5회 이전에 강판된 적이 없었다.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도 4번 작성했으나 승리와 연을 맺지 못했다.
그리고 정확히 두 달이 흐른 10일, 박세웅은 전반기 마지막 등판에서 기다리던 승리를 챙겼다.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 경기에서 역투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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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세웅은 김선우 위원의 조언을 마음에 되새기고 투구를 했다. 그리고 승리를 가져왔다. 사진=김재현 기자 |
경기 후 만난 박세웅은 "정확히 61일 만에 승리를 했다. 전반기를 홀가분하게 마무리할 수 있는 경기였다. 이번을 계기로 후반기에 반등할 수 있을 거라 본다"라며 "내가 승리를 못해도 팀이 승리를 했으면 괜찮았다. 그러나 퀄리티스타트를 해도 승리를 하지 못하니 스트레스를 받더라. 팀이 이기면 내가 할 수 있는 몫을 다 했다고 생각할 텐데 아쉬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팀도 이기니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단 2개의 안타만 내줬다. 하지만 박세웅이 아쉬워한 건 사사구였다. 2개의 볼넷, 1번의 몸에 맞는 볼을 허용했다.
그는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가고 있었기고 2개의 안타 중 하나는 빗맞은 안타였다. 아쉬운 건 볼넷이었다"라고 운을 뗐다.
그의 강한 볼에 맞은 박병호는 바로 대주자와 교체됐다. 박세웅은 "박병호 선배님은 홈런 1위 타자이고, 지난번에 사직에서 몸 쪽으로 던지려다 몰려 홈런을 허용한 바 있다. 그러다 몸에 맞는 볼이 나왔다. 죄송하다는 인사를 드리려 했는데, 곧바로 교체되시는 바람에 더그아웃을 향해 사과를 했다. 경수 선배가 받아주셨다"라고 이야기했다.
한동안 승수를 쌓지 못했다. 평균 이닝은 6이닝을 넘기는데, 승수가 쌓이지 않다 보니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없는 게 사실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김선우 MBC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은 아낌없는 조언의 한마디를 건넸다고 한다. 김선우는 메이저리그 통산 13승을 챙겼고, KBO리그 역대 통산 57승을 챙긴 박세웅의 선배 투수다.
"늘 선발 투수가 할 수 있는 몫을 하고 내려오자는 생각을 한다. 점수를 많이 주더라도 마운드에서 '버티자, 버티자'라고 생각을 한다. 전날(9일), 복도에서 김선우 위원님과 대화를 나눴다. '안 풀린다'라고 자문을 구했더니 '그럴 때는 한 경기를 생각하지 말고 1아웃만 생각하며 경기에 임해 보는 게 어떠냐'라고 하시더라. 주자가 나가더라도 뭐가 됐든 '1아웃, 1아웃'만 되새겼다." 박세웅의 말이다.
시즌 초반에 차곡차곡 승수를 쌓지 못했어도
그는 "올 시즌 5회 이전에 내려온 경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평균 이닝이 6이닝을 넘는다. 그 부분이 좋아지지 않았나. 나는 승리에도 욕심이 있지만 이닝에도 욕심이 있다"라고 미소 지었다.
[수원=이정원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