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중국을 만나 위압감을 느낀 적은 없다.”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2022에 참가하는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 전통적으로 한국농구는 매 국제대회마다 전문 슈터를 로스터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전문 슈터 개념보다는 상황에 따라 득점력 좋은 선수를 투입, 단시간에 공격 집중력을 높인다.
6월에 열린 필리핀과의 2차례 평가전에서 이러한 역할을 해낸 건 허웅(29)이었다. 1차전에서 19분 47초 동안 16점을 퍼부은 그는 2차전에는 30분 54초 출전, 21점으로 펄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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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웅의 아시아컵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예선 전승을 먼저 해내고 싶다고 밝혔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
2017년 이후 5년 만에 참가하는 아시아컵. 그때와 지금의 허웅은 다르다. 당시 대표팀 막내였다면 지금은 중·고참으로서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대회에 임하는 자세도 변화가 있었다.
허웅은 MK스포츠와 전화 인터뷰에서 “필리핀과 평가전 이후 휴식을 취했고 (이)대성이 형을 필두로 좋은 분위기에서 대회를 준비했다”며 “대표팀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곳이 아니다. 모든 선수가 제 역할을 해낼 수 있기 때문에 ‘역할’에 대해 잘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좋은 결과를 내려면 맡은 임무를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대표팀의 팀 컬러는 전과 다르다. 주전, 비주전이 확실히 구분되어 있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12명의 선수가 모두 다른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때에 따라 기용이 가능하다. 기량 차이도 크지 않다.
허웅 역시 이 부분을 강조하며 “우리에게 ‘조커’라는 개념은 없다. 주전과 비주전으로 나뉘지 않기 때문에 (추일승)감독님의 기용법에 따라 여러 선수가 투입된다. 그때 내가 왜 경기에 들어갔는지만 잘 알면 출전 기회를 더 얻을 수 있다. 그게 안 되더라도 재정비해서 다시 뛰면 된다”고 설명했다.
정확히 말하면 현재 대표팀에서 슈터라고 부를 수 있는 건 허웅뿐이다. 지난 필리핀과 평가전에서도 스스로 슈팅 기회를 만들어 던진 건 그가 유일했다. 만약 중국, 대만, 그리고 바레인이 대표팀 전력을 분석했다면 허웅에 대한 견제를 고민해야 한다.
허웅은 “대표팀 선수들의 기량이 전부 좋기 때문에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 잘 움직이고 또 좋은 스크린을 받아 수비를 이겨내면 된다. (라)건아가 포스트에서 볼을 잡으면 또 다른 기회가 생긴다”며 “내가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면 자신 있게 흔들고 또 던지면 된다. 그동안 잘해왔던 플레이 리듬만 잃지 않으면 좋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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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웅은 아시아컵 첫 상대인 중국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대한민국농구협회 제공 |
물론 최근 들어선 ‘공중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 청소년 레벨부터 심심치 않게 중국을 잡았고 비록 2010년대 상대 전적은 4승 8패이지만 두려워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큰 일이다.
허웅 역시 “중국과 경기를 했을 때 우리 플레이를 하지 못했던 적은 없었다. 또 위압감을 느낀 적도 없다. 밖에서 봤을 때 중국이 강하다고 하지만 우리도 강점이 있다. 12명 선수 모두 개인 기량이 좋고 해결 능력이 있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대신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허웅의 이 대회 목표는 무엇일까. 그는 “조 1위로 통과하고 싶다. 예선 전승이 1차 목표다. 다른 건 나중에 생각하고 싶다.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해서 패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전했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