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민이 형, 꼭 쳐주세요.”
두산 베어스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 시리즈를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허경민(32). 그리고 그를 깨운 건 바로 백업 포수 장승현(28)이었다.
두산은 키움과의 첫 경기에서 통한의 역전패한 후 2경기를 내리 역전승으로 끝냈다. 그들에게는 이보다 더 통쾌한 위닝 시리즈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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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허경민의 잠실 키움전 활약에는 숨은 이야기가 존재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그런 허경민을 깨운 이가 있었으니 바로 장승현이다. 박세혁에게 가려져 그동안 빛 보지 못한 그가 숨은 히어로였다.
허경민은 승리 후 인터뷰에서 “2일 연속 (장)승현이의 희생 번트로 득점권 기회가 생겼다. 타석에 서기 전 승현이가 ‘형, 꼭 쳐줘요’라고 하더라. 무조건 해결해야겠다 싶었다. 덕분에 자신 있게 스윙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이야기했다.
먼저 6일에 있었던 2차전을 살펴보자. 6회까지 0-2로 밀린 두산은 7회 기회를 잡았다. 김재호의 2루타, 박계범의 볼넷에 이어 장승현이 희생 번트로 1사 2,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대타 박세혁이 몸에 맞는 공으로 만루, 다음 타석에 선 허경민이 그대로 역전 만루홈런을 때리며 4-2로 전세를 뒤집었다.
3차전에도 장승현의 희생 번트는 눈부셨다. 똑같이 0-2로 밀린 5회, 김대한과 양찬열이 각각 사구, 볼넷으로 출루했고 장승현이 희생 번트로 1사 2, 3루 기회를 허경민에게 제공했다. 2일 연속 같은 상황에서 허경민이 기회를 놓칠 리 없었다. 시원한 2루타, 동점 적시타로 보답했다.
희생 번트란 쉬워 보이지만 때에 맞춰 성공하지 못하면 오히려 기회를 위기로 만드는 악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장승현은 2일 연속 가장 중요한 시기에 멋진
한편 두산은 5월 말 이후 오랜만에 2연승을 달리며 9위 추락 위기를 간신히 극복했다. 허경민은 이에 대해 “모처럼 하는 연승인 것 같다. 앞으로 계속 승리할 수 있도록 동료들과 힘을 내겠다”고 다짐했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