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야구를 했습니다. 긴장감? 내겐 없습니다.”
두산 베어스, 그들의 화수분에서 또 한 명의 슈퍼스타가 등장했다. 그의 이름은 정철원(23). 150km가 넘는 돌직구로 무장한 패기 넘치는 중고 신인이다.
정철원은 2018년 KBO 2차 2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중고 신인으로 안산공고 졸업 후 입단 동기들보다 일찍 군입대를 선택했다. 제대 후 기량을 갈고닦은 그는 올 시즌 27경기에 등판, 2승 2패 10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 중이다. 현재 두산 불펜진에서 가장 믿고 맡길 수 있는 선수이기도 하다.
↑ 두산 정철원은 화수분 야구가 배출한 슈퍼스타다. 150km가 넘는 강속구로 두산 불펜진의 중심에 섰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정철원은 승리 후 인터뷰에서 “마무리 투수로 등판하기로 예정되어 있었다. 즐겁다는 감정보다는 막중한 임무라고 생각했다. 평소 마운드에 서지 않았던 시기여서 조금 긴장되기는 했지만 홍건희 선배가 돌아오기 전 오늘만큼은 빼앗기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던졌다”고 이야기했다.
정철원은 첫 상대 타자였던 박준태와 11구까지 가는 장기전을 펼쳤다. 결국 유격수 앞 땅볼로 처리했지만 더그아웃에서 봤을 때는 조금 불안한 상황이라고 판단할 수 있었다. 이때 김 감독이 마운드 위로 올라왔다. 정철원은 “마운드에 있을 때 (김태형)감독님이 올라온 건 처음이다. 사실 무슨 말을 해줄지 궁금했다. 공이 좋으니 한가운데로 던져도 괜찮다고 말해주시더라. 조금 긴장했던 걸 풀 수 있었다”고 말했다.
↑ 두산 정철원은 7일 잠실 키움전에서 특별한 경험을 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을 마운드 위에선 처음 만난 것이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정철원은 “1군에서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는 건 직구 외 슬라이더를 장착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영하 형한테 슬라이더를 배웠는데 정말 자세하게 알려줬다. (배영수)코치님은 어려운 상황이 생겼을 때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 가르쳐줬다. 이런 부분들이 큰 힘이 된다”고 밝혔다.
또 “승부를 피하지 않는 건 박세혁 선배의 조언이 큰 힘이 됐다. 맞는 날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날이 더 많다. 박세혁 선배도 정면 승부를 강조한다. 이 부분이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정철원은 겁이 없다. 대부분 어린 선수들은 더 배워야 한다며 겸손한 자세만을 강조하지만 정철원은 다르다. 자신이 가진 강점에 대해 확실히 밝힐 줄 안다. 건방진 것이 아니라 그만큼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다. 겸손하기만 한 신인 선수들보다는 100배 더 성공 가능성이 높은 케이스다.
정철원은 “나는 공을 던지는 게 너무 좋다. 승부사 기질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공 던지는 것 다음으로 견제, 그리고 수비에 자신 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오늘은 9회에 등판해 조금 긴장했지만 즐거웠다”며 당찬 모습을 보였다.
정철원의 자신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그는 더 큰 것을 바라고 있다. 바로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현재 공동 6위로 올라선 두산이지만 포스트시즌에 나서려면 전반기보다 나은 후반기를 보내야 한다. 이에 대해 정철원은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