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년'이라 불렸던 고교 야구 포수 팜에 커다란 변화가 생겼다.
'빅 3' 중 한 명으로 꼽혔던 엄형찬(18.경기 상고)이 미국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얄스와 계약을 했기 때문이다.
이제 남은 대형 포수는 2명. 그런데 그 중 한 명은 포수 보다 투수로 쓰일 확률이 높다. 이제 고교 야구 판에 대형 포수감은 한 명만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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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형찬이 메이저리그행을 결정하며 고교 야구 포수 판도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남아 있는 특급 포수 김범석의 거취에 모든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상관 없음. 사진=대한 야구소프트볼 협회 |
이 중 엄형찬은 포수 조기 교육을 받은 엘리트 출신이다.
아버지가 홍익대-한화를 거친 포수 출신 엄종수 코치다. 엄 코치는 현재 경기 상고 배터리 코치를 하고 있다. 야구를 출발할 때 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포수를 시작했던 엄형찬이다. 때문에 기본기가 대단히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 엄형찬이 미국행을 택했다. 남은 선수는 김범석과 김건희 둘 뿐
그런데 김건희는 포수 보다 투수로 눈독을 들이는 구단이 많다.
A팀 스카우트는 김건희에 대해 "공격과 수비에서 엄형찬과 김범석에 다소 뒤지는 느낌이 있다. 포수로서 한계가 보인다면 빨리 투수로 전향 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됐건 여러 측면에서 관심이 가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김건희는 포수가 안 될 경우 투수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말 리그서 마운드에 올라 최고 147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김건희를 포수 보다 투수로 키울 생각을 갖고 있다. 본인은 포수를 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프로에 입문하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그리고 또 한 명. 실직적인 포수 원 톱이 된 김범석이 있다.
시즌 초반 타격 슬럼프를 겪어 '고3병'을 앓는다는 평가도 나왔었다. 하지만 스스로 슬럼프를 이겨내고 최근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다.
올 시즌 타율도 0.357까지 올려 놓았다. OPS가 1.063으로 역시 만만치 않다.
포수로서 자질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플레이밍이 나쁘지 않고 도루 저지 능력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가 마음이 급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김범석을 잡지 못하면 신인으로 포수력을 보강하는데 한계가 나타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B 스카우트는 "엄형찬의 미국행으로 가장 타격을 받는 팀은 롯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롯데가 올 시즌 후 FA 시장에서 포수를 노릴 것이라는 소문이 많이 돌았다. 포수를 FA로 보강하고 신인으로 특급 포수를 뽑아 육성하는 투 트랙 전략을 쓸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엄형찬이 미국으로 떠나며 사실상 특급 포수는 김범석 한 명만 남게 됐다. 롯데가 김범석을 다른 팀에 빼앗기면 수준급 포수를 보강할 수 있는 길이 막히게 된다. 롯데 입장에선 선택의 폭이 좁아졌다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마음이 급해질 것으로 예상 된다"고 말했다.
스카우트 C는 "포수를 1순위로 뽑는 것은 분명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올 시즌처럼 투수쪽에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있을 경우 1라운드 포수 선택은 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롯데는 워낙 포수가 급하고 수준급 포수는 어느 팀이든 금값이기 때문에 과감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롯데가 지난 해 유격수를 모은 것 처럼 이번에는 포수를 모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형급은 아니더라도 중형급 포수들도 제법 된다. 그들의 거취도 관심사다. 팀 별로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속으로 영입을 계산하고 있는 아직 알려지지 않
엄형찬 한 명이 빠졌을 뿐이지만 포수 드래프트 시장엔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좋은 포수를 둘러 싼 눈치 싸움이 더욱 치열해 질 전망이다. 투수들의 거취 못지 않게 포수, 특히 김범석의 거취에 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