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0.00. 이 정도면 킬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키움 히어로즈는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홈 시리즈 3차전에서 2-1로 역전 승리, 50승 선점과 팀 최다 8연승을 달성했다. 오늘도 최강 불펜진이 가동, 승리를 지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구성이 달랐다. 그동안 김재웅이 섰던 8회에는 신인 이명종(20)이 나섰다.
이명종은 8회에 등판해 한화 권광민, 박정현, 마이크 터크먼을 상대했다. 2명의 좌타자를 상대하는 차례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의 노림수였고 결과적으로 삼자범퇴 처리, 제대로 통했다.
↑ 키움 신인 이명종(20)이 3일 고척 한화전 8회 터크먼의 첫 무안타 시리즈의 마지막 타석을 책임졌다. 그는 홍원기 키움 감독이 신뢰하는 구원 투수 중 한 명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홍 감독의 신뢰도도 높다. 그는 지난 2일 “이명종은 어린 선수인데도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중요한 순간에 기용할 생각도 있다. 우리 불펜진이 과부하 직전이다. 무리가 오기 전에 이명종을 비롯한 다른 선수들이 나서서 도와줘야 한다. 앞으로 등판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이명종은 오늘 경기에서 홍 감독의 기대에 적극 부응한 셈이다.
이날 경기에 있어 특별한 부분은 KBO리그 최고의 외국인 타자인 터크먼이 첫 무안타 시리즈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1차전 5타수 무안타, 2차전 3타수 무안타로 침묵한 터크먼은 3차전에서도 4타수 무안타로 물러나야 했다. 마지막 타석에서 내심 안타를 노렸지만 하필 좌타자 상대로 악마가 되는 이명종을 만나 뜬공만 치고 말았다.
키움은 한화와의 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김재웅, 문성현을 내지 않고도 1점차 승리를 지켰다. KBO리그 최고 불펜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부분이다. 그 안에 있는 이명종은 올해 첫 시즌임에도 큰 위기 없이 순조로운 커리어 시작을 알리고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이명종에게 갈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이 원하는 것처럼 스스로 가치를 증명하고 있어 자격이 충분하다. 특히 김재웅이 섰던 8회를 큰 문제 없이 잘 마무리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의미가 깊다. 대단한 배짱을 지닌 신인을 쓰지 않을 이유 역시 없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