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전수전 공중전' 다겪은 베테랑이란 바로 그를 두고 하는 말이다.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새로운 일원이 된 우완 불펜 세르지오 로모(39) 이야기다.
로모는 지난 30일(한국시간) 블루제이스 선수단에 공식적으로 합류했다. 공식 발표 직후 밝은 미소로 취재진을 맞이한 그는 "어떤 것도 놀랍지 않고, 어떤 것도 더이상 나를 두렵게하지 않는다. 어떤 결과가 나와도 나는 두렵지않다"며 노장다운 여유를 보여줬다.
2005년 드래프트에서 28라운드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 지명된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15시즌동안 815경기에 등판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의 아버지 블라디미르 게레로와 같은 시대를 뛰었다.
↑ 세르지오 로모는 토론토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사진=ⓒAFPBBNews = News1 |
그 경험속에는 월드시리즈 3회 우승과 같은 영광의 시간부터 시즌 도중 짐을 싸야했던 어둠의 시간도 포함돼 있다. 그는 "성공을 경험할 때도 있었지만, 동시에 실패도 경험했다. 실패를 경험했을 때는 단순히 잊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국면을 전환하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실패에 대처하는 법에 대해 말했다.
그는 이같은 자세를 가질 수 있었던 배경을 이야기하며 하비에르 로페즈, 제레미 아펠트, 맷 케인, 헌터 펜스 등 커리어 대부분을 몸담았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절 함께한 동료들의 이름을 언급했다. "정말 특별하고 독특하며 다양한 그룹이었다. 서로가 이타적인 모습으로 동료들을 돕기 위해 노력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새로운 팀에 대해서는 어떤 인상을 갖고 있을까? 그는 "로스터를 봤는데 30대 이상, 서비스타임 5년차 이상 선수들이 누가 있는지 봤다. 젊은 선수들이 조금 더 많은 거 같다"며 토론토를 젊은 팀으로 표현했다. "젊은 선수들이 자신들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있다"며 젊은 선수들의 활약을 인상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시즌 그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17경기 등판했지만, 평균자책점 8.16으로 부진했다. 아무리 최소 연봉만 쥐어주는 '헐값 영입'이라지만, 불펜의 한 축을 제대로 맡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이 짙은 것도 사실.
그는 "여전히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자신에게 힘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단장은 여전히 내 능력에 대해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했다. 내가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며 내 구위를 믿고 던질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내가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라며 새로운 팀에서 임하는 각오도 전했
샌프란시스코에서 세 번의 월드시리즈 우승(2010, 2012, 2014)을 함께했던 그는 "이기고 싶다. 세 개의 우승 반지를 갖는 축복을 누렸지만, 반지가 네 개가 되는 것도 개의치 않을 것"이라며 토론토에서 네 번째 우승을 꿈꾸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토론토(캐나다)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