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가 너무 많아도 탈이다.
원주고 포수 김건희(18)는 고교 야구 '톱3' 안에 드는 포수다.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송구 능력이 빼어나다는 극찬을 받고 있다.
그러나 김건희를 두고 어른들은 말이 많다. 아까운 재능을 썩히지 말고 포지션을 변경하라는 조언이 쏟아지고 있다. 김건희에게 투수를 권하는 목소리가 여기 저기서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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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주고 김건희는 포수 빅3로 꼽히지만 투수로 전향하는 것이 더 낫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진=대한 야구소프트볼 협회 |
그러나 그를 스카우트 하려는 프로 스카우트 사이에선 김건희가 투수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많다. 투수로서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진 스카우트가 많다.
스카우트 A는 "김건희가 경남고 김범석, 경기 상고 엄형찬과 함께 고교 야구 포수 빅3인 것은 분명하다. 포수로서도 좋은 조건을 많이 갖추고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투수를 해야 할 선수라고 생각한다. 투수를 쉽게 포기하기엔 구속이 너무 아깝다. 투수를 구속만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지만 꾸준히 몸을 키우고 체계적인 투구 훈련을 받으면 구속만으로도 인정 받을 수 있는 투수가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 팀에 오게 된다면 투수 전향을 심각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건희는 주말 리그서 최고 147km(스카우트에 따라 148km이라는 주장도 있다)의 빠른 공을 던진 바 있다.
프로에 입문해 착실하게 투수로 교육을 받으면 150km도 훌쩍 넘길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중학교 때 투수를 한 경험이 있어 투수로서 기본기도 잘 갖춰져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포수로 머물기엔 갖고 있는 재능이 너무 아깝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타격 능력이 라이벌인 엄형찬이나 김범석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건희는 올 시즌 타율 0.316, OPS 0.883을 기록하고 있다. 주말 리그 성적이 더해져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인상적인 공격력이라고 볼 수는 없다.
엄형찬과 김범석은 모두 OPS가 1이 넘어 간다.
스카우트 B는 "김건희가 포수 넘버3라고는 해도 블로킹이나 플레이밍 등 아직 포수로서 배워야 할 것이 더 많다. 그걸 배우는 시간에 투수로 전향한다면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3할은 치고 있지만 타자로서 그다지 매력적인 선수는 아니다. 포수가 된다면 수비형 포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수비형 포수에 머무는 것 보다는 150km 이상을 던지는 투수에 도전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도 김건희를 뽑으면 심각하게 투수 전향을 상의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좋은 포수가 유독 많은 올 시즌이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고 있는 것이 김건희다. 하지만 그의 재능은 김건희를 단순한 포수에 머물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투수로서 더 좋은 재능을 보일 수 있다는 평가에
김건희는 자신이 원하는 포수로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주위의 권유에 따라 투수로 전향하게 될 것인가.
김건희를 선택할 팀에도 관심이 모아지지만 뽑은 이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가 더 궁금해진다. 모두 김건희의 재능이 만들어 낸 관심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