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의 선수 평가가 180도 달라지기까지 필요한 시간은 정확히 2시간 52분이었다.
키움 히어로즈는 29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KIA 타이거즈와의 홈 시리즈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4연승 및 위닝 시리즈 달성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안우진(23)이었다. 7이닝 2피안타 2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9승(4패)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7km, 평균 직구 구속 154km, 여기에 허를 찌르는 신무기 포크볼까지. 그의 투구 내용은 흠이 없었다. 그것도 ‘대투수’ 양현종과의 매치업이었기에 가치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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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기 키움 감독과 안우진(23)이 29일 고척 KIA 전 승리 후 대화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재현 기자 |
그러나 경기 전까지 홍원기 키움 감독의 안우진 평가는 다소 냉정했다. 그는 “160km란 이슈도 중요하지만 8회 고비를 넘겼다면 완투나 완봉으로 이어져 더 성장했을 것이다. 배우면서 성장한다. 9회까지 160km를 던질 수는 없다”며 “김광현, 양현종처럼 국내 제일의 투수들은 안우진처럼 구속으로 타자를 누르지는 않지만 완급조절이 좋고 또 타이밍을 뺏을 줄 안다. 안우진이 그 부분을 배웠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물론 홍 감독은 보통 취재진과의 대화에서 선수들에 대한 평가가 최대한 객관적인 편이다. 자신의 선수라고 해서 맹목적으로 감싸지 않는다. 그 안에 남다른 애정이 있지만 드러내지 않으려 한다. 그런 그가 KIA전 이후에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안우진의 투구 내용이 최고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홍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우진과 양현종이 명품 투수전을 펼쳤다. 특히 안우진은 지난 KIA전, 그리고 양현종과의 맞대결에서 노출한 약점을 모두 보완했다. 정말 영리한 경기운영을 해냈다. 오늘 투구는 완벽했다”고 극찬했다.
경기 시간이 2시간 52분이었으니 약 3시간 만에 180도 바뀐 평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이날 안우진은 단순히 구위를 앞세운 투구가 아닌 슬라이더, 그리고 포크볼 등 때에 따라 변화구를 이용해 몇 없었던 위기를 지혜롭게 이겨냈다. 홍 감독이 바라는 모습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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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원기 키움 감독과 안우진의 ‘브로맨스’ 스토리는 키움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사진=김영구 기자 |
쓴소리는 보통 애정이 아니라면 쉽게 할 수 없다. 특히 요즘과 같이 자기주장
[고척(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