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 속에서도 새싹은 피어나 듯, 쓸만한 야수들이 크게 줄어든 고교 야구에서 눈길을 끄는 포수들이 대거 등장했다.
'포수 풍년'이라 불려도 좋은 정도로 능력 있는 포수 자원들이 이번 드래프트서 많이 풀리고 있다.
어느 팀이 이 능력 있는 포수들을 품는 행운을 누릴지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또한 롯데가 다시 한 번 싹쓸이에 나설 것인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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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드래프트에 나오는 선수 중 포수 자원이 가장 눈에 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어느 팀이 행운을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사진=대한 야구협회 제공 |
경기 상고 엄형찬(18)과 경남고 김범석(18) 원주고 김건희(18)가 3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셋 모두 안정감 있는 수비력에 나름 성과가 있는 공격력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엄형찬은 포수 조기 교육을 받은 엘리트 출신이다.
아버지가 홍익대-한화를 거친 포수 출신 엄종수 코치다. 엄 코치는 현재 경기 상고 배터리 코치를 하고 있다. 야구를 출발할 때 부터 아버지의 영향으로 포수를 시작했던 엄형찬이다. 때문에 기본기가 대단히 잘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격 능력도 갖고 있다. 올 시즌 고교 리그서 타율 0.431, OPS 1.157을 기록하고 있다. 14경기서 홈런도 3방이나 때려냈다.
엄형찬을 고교 포수 랭킹 1위로 보는 시선도 있다.
경남고 김범석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
시즌 초반 타격 슬럼프를 겪어 '고3병'을 앓는다는 평가도 나왔었다. 하지만 스스로 슬럼프를 이겨내고 최근 페이스를 끌어 올리고 있다.
올 시즌 타율도 0.357까지 올려 놓았다. OPS가 1.063으로 역시 만만치 않다.
포수로서 자질도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플레이밍이 나쁘지 않고 도루 저지 능력도 갖고 있다는 평가다.
원주고 김건희는 포수가 안 될 경우 투수로도 활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말 리그서 마운드에 올라 최고 147km의 빠른 공을 던졌다.
A팀 스카우트는 "공격과 수비에서 엄형찬과 김범석에 다소 뒤지는 느낌이 있다. 포수로서 한계가 보인다면 빨리 투수로 전향 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어찌됐건 여러 측면에서 관심이 가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관심은 이들을 품는 팀이 어디가 될 것인가에 모아지고 있다.
특히 롯데의 움직임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롯데가 지독한 포수난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주전 포수 지시완이 입스 의심 증상으로 1군 엔트리서 제외가 된 상황이다. 정보근과 안중열로 1군 포수진을 꾸리고 있지만 공격력이 너무 부족해 팀 타선에는 힘이 되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지난 해 약점으로 꼽혔던 유격수 보강을 위해 유격수를 드래프트서 5명이나 지명한 바 있다. 이번에는 포수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스카우트 B는 "포수를 1순위로 뽑는 것은 분명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올 시즌처럼 투수쪽에 재능이 있는 선수들이 있을 경우 1라운드 포수 선택은 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롯데는 워낙 포수가 급하고 수준급 포수는 어느 팀이든 금값이기 때문에 과감한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본다. 누가 터질지는 확실히 장담할 수 없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때문에 롯데가 지난 해 유격수를 모은 것 처럼 이번에는 포수를 모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좋은 포수들이 뿔뿔이 흩어질지, 아니면 롯데 처럼 대량 수집하는 팀이 나올지 나도 궁금하다. 그리고 대형급은 아니더라도 중형급 포수
포수 풍년 속에 펼쳐지고 있는 치열한 눈치 싸움. 이번 드래프트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