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에 합류한 토마스 파노니(28)가 팀을 구할 수 있을까. 제구력은 트리플A 레벨에서 최상급 수준의 강점을 보였지만 구위는 의문이 남는 유형이다.
KIA는 28일 새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와 연봉 30만 달러(이적료 별도)에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교체 대상은 로니 윌리엄스다.
앞서 파노니 역시 이날 자신의 SNS에 “로체스터 레드삭스에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모든 것에 감사하다”라며 로체스터 반 시즌을 회고한 이후 “한국의 KIA 타이거즈에서 이번 시즌을 마무리 한다”며 행선지를 예고한 바 있다. 그리고 곧바로 오피셜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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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 타이거즈에 합류하는 외국인 투수 토마스 파노니는 디셉션과 제구력에 강점이 있고, 주무기인 변화구 커브가 위력적인 투수로 평가 받고 있다. 사진=ⓒAFPBBNews = News1 |
좌완투수인 파노니는 포심패스트볼에 체인지업과 커브를 사용하는 아주 클래식한 유형의 투수다. 또한 공을 숨기는 디셉션 동작이 상당히 까다로워 실제 구속보다 더 공이 빨라 보이고, 상대하기 어렵다는 평을 받는다.
미국 야구 통계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의 자료에 따르면 패넌은 2018~2019년 2년간 평균 구속 89.2마일(143.6km) 포심 패스트볼을 62.4%/ 72.8마일(117.2km)의 커브를 21.2%/ 83.0마일(133.6km)의 체인지업을 16.1% 던졌다. 그리고 싱커와 커터는 아주 가끔씩만 던졌다.
이처럼 구속에 강점이 있는 유형은 아니다. 팬그래프닷컴은 파노니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당시 패스트볼은 현재 45점(미래 45점), 커브는 50점/55점, 체인지업은 45점/50점, 커맨드는 50점/60점으로 평가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이 흔히 사용하는 20-80스케일에서 35점은 더블A 수준, 45점은 메이저리그 평균보다 다소 낮고, 50점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이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60점 이상은 높은 평가를 매긴 경우다. 그 이상의 65점과 70점은 정상급 활약이 가능한 정도다.
그런 점에서 메이저리그 평균을 크게 밑도는 파노니의 평균 구속 143.6km 포심패스트볼은 특별히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커브는 당시 50점에 미래 성장 가능성 55점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종합적인 제구력을 의미하는 커맨드에선 당시에도 50점으로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할 수 있는 수준에다, 뛰어난 수준의 60점까지 성장할 수 있다는 평을 받았다.
그리고 지난해 LA 에인절스 산하 트리플A팀에서 27경기 5승 11패 평균자책 7.07로 크게 고전했던 파노니는 올해 제구력이 삼진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가 마이너리그 커리어 통산 가장 인상적인 기록을 남기고 있다.
파노니는 14경기 중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63이닝을 소화했고, 경기당 1.14개의 볼넷과 허용하며 10.96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경기당 허용 볼넷 비율은 마이너리그 커리어 가운데 가장 낮고 탈삼진 비율도 가장 마이너 지표가 좋았던 2019년 수준(10.96개)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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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마스 파노니의 포심패스트볼 평균구속은 142~143km 내외로 좌완임을 고려해도 특별히 강점이 있지 않다. 결국 관건은 제구력이 될 전망이다. 사진=토마스 파노니 SNS 캡처 |
또한 BABIP(인플레이 타격비율, 타격 시 안타가 될 비율)도 파노니의 마이너리그 통산 평균인 0.269보다 올해는 0.366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만큼 파노니가 올해 운이 없었다고 해석할 수 있는 지표다.
종합해보자면 올해 파노니는 4점 중반대의 평균자책점보다는 훨씬 좋은 투구를 했고, 트리플 A 레벨에선 수준급이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정상급의 제구력과 좋은 삼진 능력을 보여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다만 그의 이런 장점들이 한국에서 발휘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파노니의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2019년보다 올해 조금 더 떨어진 평균 142km 정도로 집계됐다. 평균구속이 142~143km 수준이라는 것인데, 이 정도는 좌완임을 고려해도 KBO리그에서도 특별한 강점이 될 수 없다. 또한 볼 끝의 움직임이나 구위 자체가 특별히 뛰어난 유형 역시 아니라는 점에서 위험요소는 있다.
다만, 디셉션 동작을 포함한 파노니의 실전 투구에서의 강점 등은 기록상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요소다. 실전에서 보면서 평가할 수 밖에 없다. 결국 그의 관건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평균 이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제구력과 주무기인 커브를 살려 한국에서 얼마나 안정적인 투구를 할 수 있을지가
한편 일부 KIA 팬들은 파노니의 약물 이력에 벌써부터 달갑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앞서 파노니는 2018년 3월 금지약물의 일종인 데히드로클로로메틸테스토스테론 복용으로 8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은 이력이 있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