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외야수 김헌곤(34)이 긴 침묵을 끝냈다.
김헌곤은 25일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공수 모든 면에서 활약하며 그동안의 설움을 씻었다.
43타석 무안타였다. 이미 삼성 역사에서 가장 오랜 시간 침묵을 지켰다. 그러나 허삼영 삼성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자신 있게 김헌곤을 선발 출전 명단에 올렸다. 확신이 섰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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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 김헌곤(34)이 25일 대전 한화전에서 드디어 안타를 쳤다. 43타석 무안타 침묵을 끝냄과 당시에 멋진 수비로 실점을 막았다. 사진=김영구 기자 |
기대 반, 우려 반이었다. 기대는 김헌곤이 상대하는 한화 투수가 김민우였다는 것. 올해 부진한 상황에도 2안타 1타점 1볼넷을 기록한 바 있었다. 우려는 만약 무안타 침묵이 이어질 경우 불명예 기록이 쓰일 수도 있었다는 것이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오랜 시간 무안타 기록을 이어간 건 염경엽 해설위원으로 51타석 무안타다. 이어 손시헌이 48타석 무안타로 2위, 유지훤이 47타석 무안타로 3위다. 교체 없이 한 경기를 치를 시 보통 4, 5번 타석에 서는데 김헌곤의 침묵이 이어질 경우 3위, 또는 2위로 올라설 수 있다는 우려가 짙었다.
그러나 김헌곤은 첫 타석부터 이러한 우려를 완전히 지웠다. 2회 무사 1루 상황에서 김민우의 직구를 그대로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냈다. 6월 첫 안타이자 5월 27일 이후 무려 29일 만에 기록한 안타다.
김헌곤은 이후 3회 2번째 타석에선 3루수 앞 땅볼로 물러났지만 워낙 타구가 강해 한 번에 처리되지 않아 3루에 있던 김태군이 홈으로 들어왔다. 6회 3번째 타석은 볼넷으로 출루했다.
손맛을 본 김헌곤은 수비에서도 펄펄 날았다. 5회 마이크 터크먼의 잘 맞은 타구를 워닝트랙 바로 앞에서 다이빙 캐치로 아웃시킨 것. 만약 안타로 이어졌다면 최소 2루타 코스였고 1루에 주자가 있었던 상황이라 실점은 불가피했다. 김헌곤은 이를 막은 것이다.
다음 타석에서 뜬공으로 아웃된 김헌곤은 이 경기를 3타수 1안타 1타점 1볼넷으로
한편 삼성은 김헌곤을 포함한 하위 타선 활약에 5-2로 승리, 4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대전=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