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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해수욕장의 모습.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올여름은 코로나19 확산이 심하던 지난해와 달리 일상회복에 성큼 다가섰으나, 고물가로 인해 여행객 한숨이 깊어지는 분위기다. 휴가에 들어가는 비용이 커지면서 휴가와 인플레이션을 합친 '베케플레이션(vaca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온다.
20일 마이리얼트립에서 김포~제주 왕복 항공권을 검색한 결과 7월29일(금) 오전에 출발해 31일(일) 오후에 돌아오는 항공권 가격은 최소 25만원대에서 최대 39만원대로 형성돼 있다. 항공권 가격은 국제 유가 급등으로 항공 운임에 부과되는 유류할증료가 함께 뛰면서 급격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내달 유류할증료가 인상되면 여행객의 부담은 한층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렌터카 대여 비용은 준중형 기준 20만원대에서 40만원대까지 치솟았다.
국내여행 숙박료도 만만치 않다. 야놀자, 여기어때 등 여행 플랫폼을 살펴보면 7월 말 기준 제주 5성급 특급호텔은 1박에 100만~140만원대이며 해운대와 기장 등 부산 해안가에 위치한 특급호텔은 성수기 가장 저렴한 바다 전망 객실을 100만원 안팎으로 판매 중이다.
특급호텔뿐만 아니라 풀빌라나 펜션, 리조트, 에어비앤비 가격까지 줄줄이 오르는 분위기다. 거리두기 종료 후 맞이하는 첫 여름 휴가철임에도 소비자들이 마냥 반기지 못하는 이유다.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자 아예 여름 휴가를 가을로 미루거나 '집콕'을 택하는 이들도 생겨나고 있다. 30대 직장인 A씨는 "7월 말~8월 초 제주 여행을 계획 중인데 4인 가족 '김포~제주' 비행기 값만 왕복 100만원이 넘게 든다"면서 "중저가 항공인데도 너무 비싸서 놀랐다. 코로나19 이전에 대만 여행을 갔을 때보다도 예산이 많이 들어 취소를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40대 직장인 B씨는 "올여름 울릉도로 휴가를 떠나려고 숙소를 알아봤더니 민박 수준의 펜션임에도 40만원대였다"면서 "단순히 숙박만 하는 게 아니라 여행지에서 먹고 노는 가격도 있기 때문에 결국 휴가를 미루기로 했다"
한편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4%로 2008년 8월(5.6%) 이후 13년 9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올랐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 가격 오름세가 지속되고 개인서비스 가격도 높은 오름세를 유지하면서 전체 물가를 끌어올렸다.
[이하린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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