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감독님은 선수 육성만큼 지도자 육성을 강조했다.”
유재학 감독은 20일 오후 2004년부터 무려 18년간 잡은 지휘봉을 내려놨다. 울산 현대모비스를 KBL 역대 최고의 팀으로 올려놨으며 현대모비스 왕조를 세운 ‘태조’였던 그가 이제는 감독이 아닌 ‘총감독’이 된다.
유 감독은 현대모비스와 함께한 18년 세월 동안 6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2012-13시즌부터 2014-15시즌까지는 KBL 최초의 스리핏(3-peat)을 완성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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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재학 현대모비스 전 감독이 18년간 잡은 지휘봉을 내려놓고 총감독이 된다. 그는 지도자 육성을 강조했다. 사진=MK스포츠 DB |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MK스포츠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지난 시즌이 끝난 후 단장님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싶어 했다. 그동안 선수 육성과 결과를 위해 달려왔다면 이제는 지도자를 육성해야 할 때라는 의사를 전달했다. 감독님 입장에선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유 감독은 그동안 자신의 다음을 위해 준비했다. 부산 kt에서 물러난 조동현 신임감독을 다시 수석코치로 불러들인 것은 물론 자신과 함께 현대모비스의 상징인 양동근 현 수석코치를 일찍 옆에 둔 것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더불어 최근에는 조 신임감독에게 거의 전권을 주듯 많은 부분을 옆에서 지켜봤다. 왕조를 건설한 ‘태조’이기에 할 수 있는 행동과 생각이다.
구단 입장에선 놀랄 수밖에 없는 부분.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우리 팀은 양동근, 함지훈이 있지만 유재학이라는 이름에 담긴 상징성이 매우 큰 팀이다. 구단 차원에서 재고해달라는 요청을 했지만 감독님은 지금은 현재보다 미래를 준비하는 게 맞다는 의사를 강력히 밝혔다”고 말했다.
물론 유 감독이 당장 팀을 떠나는 건 아니다. 총감독으로서 오프 시즌 일정을 함께한다. 다만 시즌이 시작됐을 때의 역할에 대해선
KBL, 아니 한국농구를 대표하는 명장의 마지막은 정말 ‘명장’다웠다. 현재에 안주하지 않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스스로 물러난 건 어느 누구도 쉽게 선택하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유 감독이기에 더 ‘쿨’하고 멋진 모습이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