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6일만의 1군 무대 복귀. 두산 베어스의 잠수함 투수 박치국(24)은 과거의 자신을 떠올렸다. 떨리는 마음을 감추고 던진 1군 복귀전은 성공적이었다.
박치국은 15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 8회 2사 주자 없는 상황 마운드에 올라 푸이그를 상대로 중견수 뜬공을 유도해 팀의 4-3 승리에 기여하며 홀드를 올렸다.
박치국은 지난해 오른쪽 팔꿈치에 문제가 생기면서 지난 6월 24일 키움전을 끝으로 1군 무대에 서지 못했다. 그리고 7월 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거의 1년여를 재활과 실전 감각 회복에 매달렸다.
↑ 두산 베어스 잠수함 투수 박치국은 356일만의 복귀전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과거의 자신(사진)의 모습을 떠올렸다. 사진=MK스포츠 DB |
공교롭게도 거의 1년여 만의 복귀전 상대 역시 키움이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았다. 6회까지 4-0으로 여유있게 앞서던 두산은 이영하가 7회 1실점을 한 이후 8회 정철원이 이정후에게 투런홈런을 맞고 1점 차 까지 쫓겼다.
그리고 이정후의 타석 바로 다음 타자는 요즘 살아난 키움의 외국인 타자 푸이그였다. 그리고 예상을 깨고 김태형 두산 베어스 감독은 박치국을 선택했다.
경기 전 김태형 감독은 “언제 투입한다고 못 박아서 얘기할 수는 없지만 출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출전시킬 것”이라며 “투수를 올릴 때는 그 투수가 막아주길 기대하고 올리지 않겠나. 그런 때 등판시키겠다”며 박치국의 기용 계획을 전했다. 하지만 그 시간이 그렇게 빨리, 그리고 긴박한 상황에 올 줄은 예상하기 쉽지 않았다.
박치국 역시 마찬가지. 경기 종료 후 박치국은 “생각하지 못한 등판이었다. 푸이그가 힘 있는 타자이고 해, 옛날 잘 했을 때를 생각하며 던졌다”고 했다.
사실 박치국에겐 그거면 됐다. 부상 이전 박치국은 2017년 데뷔부터 두산 불펜에서 경험을 쌓아 이듬해 부터 필승조로 거듭났다. 그리고 지난해까지 10승 6세이브 46홀드를 기록하며 두산의 믿을맨으로 활약했다. 특히 2018년부터 2020년까지는 3년간 매년 60경기 이상을 등판했다.
2018년 제18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대표 잠수함 불펜 투수로 활약했던 날
박치국은 “오랜만에 팬 육성 응원을 들으니 감회가 새로웠다. 긴장도 되고 다리도 후들거리는 느낌이었는데 많은 힘이 됐다”며 복귀전을 돌이켜 본 이후 “앞으로 팀이 올라갈 수 있도록 최대한 보탬이 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흔들리는 두산 불펜에 ‘믿을맨’이 돌아왔다. 그것도 레이더와 어뢰를 다시 되찾은 핵잠수함이다.
[고척(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