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쓸데가 없었던 최정(SSG, 35) 걱정이었다.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으로 KBO리그 역사를 새로 쓴 최정은 사실 언제나 홈런타자였다.
최정은 1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KBO리그 kt위즈와 원정 경기에서 4회 초 엄상백의 초구 체인지업을 공략해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최정의 시즌 10호 홈런. 동시에 이 홈런으로 최정은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에 발을 들였다.
종전 KBO리그 연속 홈런 기록 역시 최정의 16년이었다. 지난 시즌 최정은 36홈런으로 장종훈(1988∼2002년), 양준혁(1993∼2007년)이 보유했던 15년 기록을 경신하며 KBO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홈런 타자로 공인받은 바 있다. 나아가 올해 그 기록을 1년 더 셀프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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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 랜더스의 최정이 17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사진=MK스포츠 DB |
프로 2년 차부터 주전으로 거듭나 17년째 좋은 활약 중인 것만으로도 놀랍다. 거기다 프로 커리어 내내 잔 부상에 시달렸던 와중에도 최정은 시즌을 빠지는 장기 이탈이나 큰 부진이 없었다. 그러면서 SK-SSG의 중심타자로 뿌리를 내리며 자리를 지켰던 일만으로도 충분히 존중 받아 마땅한 기록이다.
단순히 생존만 했던 커리어도 아니었다. 홈런타자의 기준점인 30홈런 이상 시즌도 5차례나 된다. 2016년 40개로 홈런왕에 올랐고, 이듬해도 개인 한 시즌 최다인 46개로 2년 연속 홈런왕 타이틀을 가져갔다. 나아가 지난해에는 홈런 가뭄 시즌에 홀로 35개의 아치를 그리며 생애 3번째 홈런왕에 오른 최정이었다.
그런 기대 속에 시작했던 최정의 올 시즌 4월도 타율 0.343/ 2홈런 11타점으로 순조로웠다. 하지만 올해도 사구에 고생하며 손목과 손날 부상이 겹쳐 5월 타율이 0.207로 급감했다. 거기다 홈런은 4개를 때려냈지만, 그밖의 장타가 사라져 장타율도 0.368로 뚝 떨어졌다.
이런 최정의 일시적인 부진과 SSG의 5월 부침이 맞물리자 기자를 비롯한 일부 언론들은 최정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기도 했다. 또한 최정의 올 시즌 부진을 예상한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그건 모두 다 쓸데가 없는 걱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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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리어 내내 사구 등에 의한 부상으로 고생했지만 늘 꾸준했던 최정이다. 사진=MK스포츠 DB |
커리어 내내 그랬다. 부상과 일시적인 슬럼프로 부진했던 기간이 적지 않았던 최정은 시간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제 자리를 찾아갔다. 30대 중반을 훌쩍 넘은 올해도 마찬가지다.
개인 통산 413홈런을 기록 중인 최정의 다음 목표는 이승엽(467홈런)과 KBO리그 최초의 500홈런이다. KBO리그 홈런의 상징인 이승엽 SBS 해설위원이 현역 시절 기록한 467홈런은 KBO리그에서 깨지지 않는 대표적인 기록으로 불려왔다. 통산 3위 이대호(359홈런, 롯데)가 올해 은퇴하면 이 뒤를 쫓을 통산 홈런 10걸 내 현역 선수는 최형우(348홈런, KIA), 박병호(345홈런, kt)밖에 남지 않는다.
최형우와 박병호의 나이와 현재 기록 등을 고려할 때 이승엽을 넘어 500홈런이란 마의 기록을 깰 수 있는 마지막 도전자는 사실상 최정뿐이다. 이승엽 위원 또한 그래서 자신의 홈런 기록을 깰 이로 늘 최정을 기대해왔다.
사실 KBO리그에서 가장 부질없는 의견이 최정을 의심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위대함은 언제나 꾸준함 속에서 나온다. 그리고 KBO리그의 리빙 레전드 최정은 오늘도 여전히 담장을 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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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은 늘 최정이다. 사진=MK스포츠 DB |
[김원익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