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KBO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남자는 ‘테스형’ 소크라테스 브리토도 ‘바람의 손자’ 이정후도 아니다.
한화 이글스는 최근 젊고 유망한 타자들이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팀 성적은 바닥이지만 일단 밝은 미래를 위한 초석을 쌓고 있는 단계다. 그중 가장 돋보이는 건 정은원(22)이다. 그의 6월 방망이는 예사롭지 않다.
정은원은 올 시즌 59경기에 출전, 타율 0.282 62안타 5홈런 34득점 26타점 OPS 0.770을 기록 중이다. 시즌 초중반임을 고려하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성적이다.
↑ 한화 정은원(22)이 12일 인천 SSG전 6회 1타점 적시타를 때린 후 세레머니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한화도, 그리고 우리도 그동안 정은원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힌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그동안 리드오프로 평가했던 그는 올해 1번 타순에서 매우 부진했다. 4월 한때 타율 0.122까지 떨어졌다. 반드시 출루해야 하는 자리였기에 부담감이 컸고 또 슬럼프 역시 쉽게 극복하기 힘들었다.
그러나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마이크 터크먼을 1번으로, 정은원을 3번으로 옮긴 그 순간부터 시너지 효과가 살아나고 있다. 정은원은 1번 타순에서 타율 0.221로 부진했지만 3번 타순으로 옮긴 후 0.355로 완전히 달라졌다. 본래 장점이었던 선구안, 그리고 그동안 감춰왔던 장타력까지 뽐내며 한화의 새로운 3번 타자로서 올라섰다.
지난 SSG 랜더스와의 원정 시리즈는 잘 나가던 정은원에게 큰 위기였다. 1, 2차전을 무안타로 마무리한 것. 이대로 6월 상승세가 끝나는 듯했지만 지난 12일 경기에선 5타수 3안타 1득점 1타점 1볼넷을 기록하며 대추격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금의 타격감이 결코 운이 아님을 증명한 결과다.
지금의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