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회까진 완벽했다. 문제는 마무리였다.
두산 베어스의 최원준(28)은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한화 이글스와의 홈 시리즈 2차전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최원준은 이날 5.2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4실점(4자책), 시즌 4번째 패배를 안았다. 5회까지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지만 6회 4연속 안타를 맞는 등 순식간에 무너지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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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선발 투수 최원준(28)이 8일 잠실 한화전 6회 위기를 이겨내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김영구 기자 |
지난 한화전에서도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기록하기도 했던 최원준. 어쩌면 독수리 군단 입장에선 악마와 같은 그가 이번에도 최고의 활약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단 1번의 위기조차 없었다. 5회까지는 말이다. 볼넷도 없었고 이 과정에서 5개의 삼진을 잡았다. 투구수 역시 62개로 굉장히 경제적인 내용이다. 이대로라면 프로 데뷔 후 첫 완봉 승리를 기대해볼 수도 있는 페이스였다.
그러나 6회 첫 타자 상대부터 흔들렸다. 최재훈부터 시작되는 한화의 하위 타선이었기 때문에 큰 문제 없이 넘길 것 같았지만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다. 최원준은 최재훈, 노수광, 김태연, 마이크 터크먼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이진영을 삼진 처리하며 분위기를 바꾼 듯했지만 정은원에게 다시 적시타를 맞았다. 노시환을 플라이 처리한 후 구원 투수 이현승에게 마운드를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현승이 김인환에게 다시 적시타를 맞은 결과 최원준의 실점은 더 늘었다. 하주석을 마무리하며 악몽의 6회를 끝냈으나 1-0이었던 스코어가 1-4가 되고 말았다.
5회까지 완벽에 가까웠던 제구가 흔들린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한화 타자와의 볼 카운트 승부에서 밀리기 시작했고 애써 스트라이크 존에 넣은 공이 정타로 이어졌다. 두산 벤치와 포수 박세혁이 흔들리는 최원준을 바로잡으려 했지만 그는 그 시간을 이겨내지 못했다.
아리엘 미란다의 복귀가 계속 미뤄짐에 따라 두산 선발 로테이션은 간신히 5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탁과 함께 두산이 자신 있게 마운드로 내보낼 수 있는 존재가 바로 최원준이다. 화려한 투구를 하는 건 아니지만 실속은 최고였다. 퀄리티스타
하지만 모든 일에는 마무리가 중요하다. 최원준은 6회 다 잡은 물고기를 놓친 셈이다. 이후 구원 투수들 및 타자들마저 도와주지 못한 채 결국 패전 투수가 되고 말았다. 두산 역시 1-5로 패했다.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