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김현수(34)가 드디어 웃었다. 2000안타라는 대기록에도 웃지 않았던 그지만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장식한 3100루타 대기록은 팀 승리를 가져왔기에 그 의미가 달랐다.
김현수는 8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의 원정경기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해 6회 역전 스리런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11-7 역전승을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LG는 32승 1무 24패를 기록하고 3위를 지켰다. 반면 KIA는 3연패에 빠지며 30승 1무 25패로 4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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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김현수 개인으로는 열흘도 채 못 되어서 2개의 대기록을 작성했는데 그 반응 차이가 컸다.
지난 5월 31일 부산 롯데전에서 김현수는 1회와 3회 연타석 2루타를 때려낸 이후 7회 2타점 추격 적시타로 역대 16번째 2000안타 대기록을 작성했다. 하지만 3-7로 지고 있었던 상황에 나온 안타였기에 특별히 기뻐하는 기색 없이 경기에만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경기 이후에도 김현수는 대기록에 대해 덤덤한 기색을 드러냈다. 오히려 당일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을 미디어를 통해 전하기도 했다. 또 개인 기록 경신보다는 ‘팀 승리’와 LG의 우승에 대한 열망을 내비쳤던 김현수다.
하지만 8일 경기에서 기록한 3100루타 순간만큼은 달랐다. 팀이 2-3으로 뒤진 상황 6회 초 무사 1,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김현수는 KIA 선발 로니의 초구 136km 낮은 코스의 체인지업을 제대로 공략해 우측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0m 스리런 홈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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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좋은 개인 성적을 올려도 김현수는 팀 성적이 나쁜 날엔 미소 짓지 않는다. 그게 김현수가 가진 책임감이다. 사진=천정환 기자 |
기록의 체감 차이가 아니다. 팀 상황의 차이다. 김현수의 평소 성향을 떠올려보면 아마 3100루타라는 기록 역시 거의 의식하지 않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자신이 또 하나의 대기록을 달성했다는 사실마저 몰랐을 터. 그저 경기를 역전 시켜 팀의 리드를 안긴 순간, 기쁨이라는 짧은 감정의 편린을 드러낸 김현수였다.
[광주=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