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를 뛰어넘은 KIA 타이거즈의 희망 이의리(20)가 ‘진짜 선발 투수로 진화 중이다.
이의리는 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7이닝 8피안타(1홈런) 8탈삼진 5실점을 기록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이의리의 이날 투구수는 개인 통산 최다였던 118구. 110구 이상을 던진 적이 한 차례도 없었던 이의리는 단숨에 최고 투구수를 훌쩍 늘렸다.
사실 이의리는 이날 이미 6회까지 95구를 던졌다. 2회 3점 홈런을 내줬고 5회에도 2실점을 더했다. 2-5로 뒤진 상황의 7회 말. 평상시라면 교체될 가능성이 높았는데, 이의리는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고 끝까지 이닝을 책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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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재현 기자 |
지난해 데뷔한 이의리는 올해까지 총 29번의 선발 등판에서 총 6차례만 100구 이상을 던졌다. 이의리가 아직 어린 선수인 만큼 무리시키지 않기 위해 철저히 투구수를 관리 해온 셈. 특히 지난해에는 아마추어 시절 투구까지 고려해 100이닝을 넘지 않은 94.2이닝에서 조기에 시즌을 마무리했다. 마운드 최고 기대주인 이의리를 그간 KIA가 애지중지해왔다는 뜻이기도 하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진짜’ 온전한 풀타임 시즌을 치를 계획. 아끼는 마음은 같겠지만 이젠 보호보다는 성장에 집중한다. 이의리 자신이 맞닥뜨린 것이 아니라면 팀에서 정해주는 한계는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김종국 감독은 “이기고 있었다면 교체했겠지만 상황엔 여유가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의리가 후회 없는 투구를 했다고 생각한다”라며 “초반에 또 점수 내주고 난 상황도 어떻게든 선발이라면 또 끝까지 이닝을 맡기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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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재현 기자 |
기대만큼 이의리도 잘 해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이의리는 평균 4.2이닝을 소화하며 86.5구를 던졌다. 하지만 올해는 그보다 늘어난 평균 5.1이닝과 90.6구를 던지고 있다. 11경기에서 3승 3패 평균자책 3.39를 기록하며 개인 한 시즌 최다승(4승) 경신을 눈앞에 두고 있다.
경기 막바지 힘이 떨어지는 증상도 없다. 91구를 넘어선 시점 이의리는 총 17명의 타자를 상대해 아직 단 1개의 안타도 내주지 않았다.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는 상황에서 오히려 더 힘을 내는 스타일이란 방증. 혹은 스태미너가 경기 막바지까지 잘 떨어지지 않는 편이기도 하다.
3일 경기서 이의리는 데뷔 이후 가장 많은 29명의 타자를 상대해 역시 개인 최다인 8안타-5자책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이 경험들은 분명 이의리가 성장하는 데 있어서 하나의 ‘과정’이 될 터다.
그리고 그 과정을 거쳐 맞이한 결과는 이의리를 새로운 세계로 이끌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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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재현 기자 |
[수원=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