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팀에 있을 때는 진짜 불안했는데….”
KIA 타이거즈는 KBO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고 있다. 선발 투수가 몇 점을 주더라도 언제든지 승부를 뒤집을 힘을 가지고 있다. 과거 왕조 시절 현대 유니콘스를 보는 듯하다. 특히 클린업 트리오는 ‘핵타선’으로 불린다. 그리고 그 시작점은 바로 나성범(33)이다.
KIA는 5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시리즈 1차전에서 13-10으로 역전 승리했다. 승리의 일등 공신은 나란히 역전 홈런, 쐐기 홈런을 때린 소크라테스 브리토와 황대인. 그러나 마음껏 판을 깔아준 나성범의 헌신도 잊어선 안 된다.
↑ KIA 나성범(33)이 5월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나성범은 현재 KIA가 자랑하는 ‘핵타선’의 중심축이다. 타율 0.332(4위) 장타율 0.537(8위) 출루율 0.429(2위) OPS 0.966(3위)으로 KBO리그 타격 부문 상위권에 모두 이름을 올려놨다. 안타(63개/5위)와 홈런(8개/8위), 타점(37점/4위)도 마찬가지다. 사실상 KIA의 에이스다.
경기 전 만난 김종국 KIA 감독도 나성범에 대해 극찬했다. 그는 “다른 팀에 있을 때의 (나)성범이는 볼 때마다 한 방을 보여줄 것 같아 불안했던 선수였다. 피해 가야 하는 선수라고도 생각했다”며 “(김)선빈이가 있지만 야수진의 실질적인 리더이자 에이스다. 같은 팀에 있으니 정말 듬직하고 또 해줬으면 할 때 정말 해준다”고 평가했다.
타격 지표만으로도 나성범이 최고인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여기에 선구안까지 갖춘 그는 더 무섭다. 이번 시즌 26개의 볼넷을 얻어냈다. 고의 사구도 있을 정도로 다른 팀 입장에선 매우 까다로운 선수다. 삼진도 45개로 적은 건 아니지만 다른 시즌과 비교해보면 상대적으로 적은 수준이다.
↑ KIA 나성범(33)이 5월 31일 잠실 두산전에서 적시타 후 세레머니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김 감독 역시 이 부분에 대해 “야구를 한 지 꽤 시간이 지난 선수다.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이 있을 텐데 올해는 상대 투수 분석을 굉장히 잘하고 있다. 과거처럼 공격적인 모습만 보여주려는 게 아니라 공을 더 오래 보려고 한다. 뒤에 좋은 타자들이 있고 또 찬스를 만들어주려는 이타적인 마인드가 보인다. 그러니 황대인과 소크라테스도 기회가 많이 생기고 있다”고 밝혔다.
나성범의 헌신에 황대인과 소크라테스가 더 빛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김 감독이 먼저 인정했다. 5월 득점 1위(23점)라는 것만으로도 나성범이 얼마나 좋은 판을 깔아줬는지 알 수 있다. 물론 5월 결승타 2위(4개), 득점권 타율 1위(0.424)에 오른 소크라테스의 해결사 본능도 대단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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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