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터처블(untouchable) 그 자체다.
올 시즌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구원투수들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철저한 관리, 배려, 그리고 경험을 통한 성장이 그 답이다.
키움 히어로즈가 7경기 13.2이닝 무자책 역투를 펼친 필승 구원진의 역투에 힘입어 7연승을 내달렸다. 올 시즌 2번째 7연승으로 2위 자리를 굳힌 키움이 본격적인 상승궤도를 탔다.
↑ 키움 히어로즈 이승호는 김태훈의 부상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5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
보직 구분 할 것 없이 모든 투수가 필승조 그 자체였다. 이 기간 키움 구원투수들은 2승 2홀드 2세이브를 기록했다. 피안타가 1경기 당 1개 수준의 단 7개에 불과했고 4사구도 단 5개(볼넷 4개+사구1개)만 내줬다.
최근 7경기에서 키움(0.00)+NC(3.06)+삼성(3.55)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 구원진 평균자책이 4점대 또는 6점대 이상으로 와르르 무너진 가운데서 홀로만 완벽했던 키움이다.
↑ 김재웅은 리그 홀드 1위를 질주하며 올해 최강 셋업맨으로 거듭났다. 사진=김재현 기자 |
무엇보다 이런 키움 구원진이 올해 롱릴리프를 제외하면 대부분 1이닝 이내에서 등판을 마치고 있다는 점도 장기 레이스에서 기대감을 키운다. 실제 막강했던 LG 구원진이 5월 들어 조금씩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키움은 마무리 투수 김태훈이 충수염으로 이탈하고도 전혀 빈틈이 없었다.
홍원기 키움 히어로즈 감독은 “올해 최대한 1이닝씩을 끊어서 보직 구분을 정해놓고 운용을 하는 편”이라고 불펜 투수 기용 방식의 대전제를 밝힌 이후 “당일 경기 전 특정 상황에 따라 등판할 구원 투수의 순서가 정해져 있다”고 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홍원기 감독은 “투수들이 맞더라도 가능하면 자신이 등판한 이닝을 맡기려는 편이다. 그런 방식을 통해 각 구원 투수들이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고, 더 많은 책임감을 갖고 등판 할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그런 경험들이 성장하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홍원기 키움 감독은 철저한 관리와 책임 이닝 배분을 올해 불펜진 기용의 큰 기조라고 설명했다. 사진(부산)=김영구 기자 |
홍 감독은 “현재 1군 구원투수들이 어렸을 때부터 그런 경험 등을 통해 성장했고, 그 결과가 올해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송신영 키움 투수코치와 박정배 키움 불펜코치도 선수들과 한 몸 같이 똘똘 뭉쳐 힘을 보태고 있다.
송신영 코치는 선수와 코치로 히어로즈의 거의 모든 투수들을 경험했을 정도로 오랜 기간 팀을 지킨 산증인.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과 디테일한 코칭, 꼼꼼한 관리를 통해 마운드 전체 운용을 이끌고 있다.
현역시절 성실함과 인간 승리의 표본으로 불렸던 박정배 불펜코치는 마치 엄마 같은 리더십으로 선수들과 호흡 하고 있다.
박정배 코치는 “송신영 코치가 워낙 꼼꼼하고 전체적인 운영을 잘 하고 계신다. 옆에서 함께 하면서 배우는 것이 너무나 많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후 “또 선수들이 좋은 경험을 통해 성장한 좋은 모습을 올해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올해 선전은 모두 선수들 덕분”이라면 겸손하게 손을 내저었다.
또 박 코치는 “감독님과 코치들이 최대한 각 투수들의 스타일과 개성을 존중해주려고 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코칭스태프의 철학이나 스타일에 따른 수직적인 지도방식이 투수들의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 충수염에서 회복한 마무리 투수 김태훈까지 돌아오면 키움 구원진은 더 강력해진다. 사진=김재현 기자 |
잘 되는 집은 분명 이유가 있다. 그리고 단순히 겉으로 봐선 드러나지 않을 많은 시간의 고민, 그리고 땀과 노력을 바탕으로 지은 탄탄한 뼈대가 기둥처러 든든히 서 있다. 올해 키움의 돌풍이 단기간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건, 구원진의 이런 서사만 봐도 예상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