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그저 4번째 타자입니다.”
KIA 타이거즈는 5월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 시리즈 1차전에서 13-10으로 역전 승리했다. 두산의 뒤늦은 추격전에 간담이 서늘했지만 8회 ‘4번 타자’ 황대인(26)의 쐐기 3점 홈런이 있었기에 승리를 쟁취할 수 있었다.
황대인의 활약이 좋았다. 이날 4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홈런 2득점 4타점을 기록했다. 나성범과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확실한 연결고리로서 제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
↑ KIA 황대인이 5월 31일 잠실 두산전 8회 쐐기 3점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황대인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생각보다 잘 맞고 있어 불안하기도 하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기 때문에 언제든지 꺾이는 시기가 올 수 있다. 불안하지만 그래도 즐기려 한다. 1년 내내 잘할 수는 없지 않나. 이제 시즌 초반일 뿐이다”라고 이야기했다.
KBO리그 최고의 화력을 자랑하는 ‘호랑이 군단’의 4번 타자라는 건 상징성이 크다. 최근 들어 4번 타자의 상징성이 조금은 떨어지고 있지만 황대인은 다르다. 특히 나성범과 소크라테스라는 리그 최고의 타자들 사이에서 부담 없이 제 기량을 발휘한다는 것만으로도 배짱과 능력이 대단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황대인은 겸손했다. 그는 “그저 팀의 4번째 타자일 뿐이다. 운이 좋다”며 스스로 자세를 낮췄다.
물론 황대인이 처음부터 잘한 건 아니다. 4월은 지독히도 부진했다. 타율 0.258 1홈런 13타점을 생산하는 것에 그쳤다. 그는 “솔직히 말하면 힘들었다. 내가 치지 못해서 진 경기도 적지 않았다. 경기가 끝나고 집에 돌아와 복기해보면 좋지 않은 부분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 KIA 황대인이 5월 31일 잠실 두산전 8회 쐐기 3점 홈런을 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서울 잠실)=천정환 기자 |
황대인은 “최대한 소크라테스에게 득점 기회를 만들어주려고 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타격도 좋아졌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많이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4, 5번 타순에 매번 붙어서일까. 소크라테스와는 벌써 ‘짱친’이 됐다. 두산전에선 사이좋게 홈런도 하나씩 기록했다. 황대인은 “서로 운이 좋았다고 했다. 같이 장난을 치는 걸 좋아한다. 소크라테스는 외국선수 같지 않다. (김)선빈이 형, (나)성범이 형만큼 그에게도 정말 많은 걸 배운다”며 웃음 지었다.
황대인의 5월 활약과 함께 KIA는 최고 승률(0.692%)을 자랑하며 당당히 3위에 올랐다. 지금의 KIA는 폭주 기관차다. 연일 맹타를 휘두르는 ‘핵타선’이 있
[잠실(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