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특급 스타들은 시즌과 오프 시즌을 철저히 구분한다. 세계 최고, 최대의 축제 올림픽도 외면받는 경우가 잦다. 르브론 제임스와 스테판 커리가 2020 도쿄올림픽에 출전하지 않았고 NBA MVP 니콜라 요키치 역시 휴식을 이유로 지난해 여름 내내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지 않았다. 다음 시즌을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최대한 힘을 비축하고 또 부족한 점을 채우는 것에 집중한다.
루카 돈치치(23)도 마찬가지다. 다만 앞서 말한 선수들과는 바쁘게 보내는 방법이 다르다. 그는 여름과 가을에도 코트 위에 서 있을 계획이다. 단 댈러스 매버릭스가 아닌 슬로베니아의 유니폼을 입은 채로 말이다.
돈치치는 지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2021-22 NBA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 시리즈에서 1-4로 패했다. NBA 데뷔 후 첫 파이널 진출을 노렸지만 커리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5경기 출전, 평균 32.0점 9.2리바운드 6.0어시스트 1.6스틸 1.0블록슛을 기록하며 골든스테이트를 위협했다. 그가 있었기에 댈러스 역시 2010-11시즌 이후 무려 11년 만에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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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치치(23)의 올해 여름은 꽤 바쁠 듯하다. 사진=ⓒAFPBBNews = News1 |
골든스테이트와의 5차전 이후 돈치치는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부상이나 특별한 이슈가 없다면 항상 국가대표팀에 있을 것”이라며 “15일 정도 지난 후 국가대표 훈련이 있다. 농구월드컵 예선을 소화하면 곧바로 유로바스켓도 준비해야 한다. 바쁜 여름이 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돈치치의 조국 슬로베니아는 현재 2023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유럽 예선 1라운드 C조 2위다. 지난 2월 예선에서 핀란드에 2연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2017 FIBA 유로바스켓 챔피언, 2020 도쿄올림픽 4위에 빛나는 유럽의 신흥강호이지만 돈치치의 공백은 생각보다 컸다.
슬로베니아는 돈치치가 국가대표 합류 의사를 밝혀 천군만마를 얻은 것과 같다. 더군다나 올해 9월 체코, 조지아, 이탈리아, 독일에서 공동 개최되는 2022 FIBA 유로바스켓까지 앞두고 있어
돈치치가 없는 슬로베니아는 유럽에서 그저 그런 전력을 갖춘 팀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가 가세하면 비로소 세계 무대에 어울리는 팀이 된다. 마치 인체에 있어 심장과도 같은 존재다. 에이스의 합류 소식에 그들은 유럽농구의 왕좌를 지킬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