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아버지(허재)가 나를 뽑지 않아 인연이 이어지지 않았지만 지금이라도 오게 돼 기쁘다.”
허웅(29)은 24일 서울 서초 KCC본사에서 진행된 전주 KCC 입단식 및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정식 계약서에 사인한 그는 멋진 미소를 보이며 이승현과 함께 우승에 도전할 것을 약속했다.
2014년 연세대 3학년이었던 허웅은 얼리 엔트리를 신청,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전체 4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던 KCC가 허웅을 지명할 수 있었지만 그들의 선택은 고려대 김지후였다. 허재 전 KCC 감독이 차마 아들을 자기 순서에 뽑을 수 없었던 것. 그러나 8년이 지난 지금 허 전 감독은 떠났고 아들 허웅이 KCC 유니폼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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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웅(29)이 24일 서울 서초 KCC본사에서 KCC 이적을 확정 지었다. 사진(서초 서울)=천정환 기자 |
다음은 허웅과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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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웅(29)이 24일 서울 서초 KCC본사에서 이승현과 함께 KCC 이적을 결정했다. 사진(서초 서울)=천정환 기자 |
먼저 KCC 관계자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 (이)승현이 형과 함께 팀을 옮기게 돼 기쁘다. 예전부터 애정을 가지고 있는 팀이었다. 또 아버지와 많은 연결고리가 있는 만큼 좋은 추억이 있기도 하다. 이 팀에 오게 돼 기쁘다. 승현이 형과 함께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 KCC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버지가 감독으로 있을 때부터 좋은 구단이라고 생각했다. 많이 고민했지만 좋은 환경, 그리고 좋은 대우를 받고 오게 돼 기쁘다. 전창진 감독님, 그리고 승현이 형과 함께 꼭 우승하겠다.
▲ 더 좋은 조건을 부른 팀이 있었을 텐데, KCC로 오게 된 결정적 이유는 무엇인가.
농구를 하면서 FA는 몇 번 오지 않는 기회다. 생각이 많았다. 돈도 중요하지만 좋은 환경에서 농구를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또 승현이 형과 함께 하는 게 더 좋았다. 돈보다는 우승에 대한 의지가 더 강했다.
▲ 이적 과정에서 이승현의 연락이 큰 영향이 있었다고 들었다.
전화가 많이 왔다(웃음). 승현이 형의 전화를 받고 같이 뛰고 싶다는 생각이 많았다. 용산중, 고, 그리고 상무 때까지 함께했다. 너무 좋은 형이다. 또 같이 하자고 해서 기뻤고 좋았다.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다.
▲ 8년 전 KCC 유니폼을 입을 뻔했다. 지금에서야 입는 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궁금하다.
그때 아버지가 나를 뽑지 않아 KCC에 올 수 없었다. 돌고 돌아 이제 왔다. 많이 기쁘다. 지금이라도 KCC에 오게 돼 좋다. 선수라면 항상 우승에 대한 열망이 있을 것이다. 우승을 경험하고 싶다. 이곳에서.
▲ 데이원자산운용의 오퍼는 없었나.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았다. 또 KCC 이적을 생각하고 있을 때 아버지가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아버지도 KCC는 좋은 구단이라고 하더라. 많은 영향을 받았다. 또 데이원자산운용으로의 이적은 생각하지 않았다. 아버지와 한 팀에 있는 건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아버지는 내가 올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도와줬다.
▲ 이승현이 KCC가 아닌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같이 하자고 했다면 어땠을 것 같나.
가지 않았을 것이다(웃
▲ 밖에 팬들이 찾아왔다. 또 응원해주는 팬들도 많다. 그들을 위해 한마디 해달라.
몰랐다. 찾아와줘서 너무 감사하다. 새로운 팀에 온 만큼 책임감이 크다. 관심을 가져주는 만큼 그에 어울리는 활약, 그리고 좋은 농구로 보여드리겠다.
[서초(서울)=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