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석환(23)은 2022시즌 시범 경기 신데렐라 였다.
13경기서 타율 0.310 2홈런 10타점을 쓸어 담으며 단박에 KIA 주전 좌익수로 자리 매김 했다.
영광의 시간은 오래갈 줄 알았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된 뒤 벽에 부딪혔고 어느새 잊혀진 이름이 되고 말았다. '제2의 이승엽'이라는 극찬 섞인 별명도 이제 듣기 어려워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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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이 "제2의 이승엽"으로 불리는 KIA 김석환에게 조언을 남겼다. 실패에 좌절하지 말고 다음 기회를 잡으라고 강조�?다. 사진=천정환 기자 |
하지만 '제2의 이승엽'은 처음으로 겪어 본 시즌 출발의 중압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올 시즌 1군에선 21경기에 나서 타율 0.161 1홈런 3타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출루율이 0.288에 그쳤고 장기로 여겼던 장타율도 0.232로 초라함 그 자체였다. 이 정도 성적으로는 '이승엽' 타이틀을 따내기 어렵다.
이후 2군에도 다녀오고 부침을 겪고 있다. 그 사이 이창진 이우성 등 경쟁자들이 치고 나오며 KIA 좌익수 자리는 치열한 전쟁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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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환이 홈런을 친 뒤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그래서 이승엽(KBO 홍보 대사)에게 길을 물었다. 자신의 길을 가고자 했던 유망주의 좌절에 대해 할 말을 부탁했다.
이승엽은 주저 없이 "한 번의 실패로 좌절해선 안된다"고 입을 열었다.
이승엽은 "당연히 프로에선 한 번 온 기회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언제 또 기회가 돌아올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한 번 온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 프로의 세계가 그리 만만하지 않다"고 밝힌 뒤 "하지만 기회를 놓쳤다고 해서 좌절해선 안된다. 그 경험을 통해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면 한, 두번의 좌절쯤은 별 문제가 안될 수 있다. 오히려 좌절을 겪은 것이 성공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실패를 경험으로 만들어 더 힘껏 전진할 수 있다면 그 선수의 미래는 또 다른 그림이 그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승엽은 이어 "못 해도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달라 붙어야 한다. 많은 걸 갖고 있었던 선수가 아니지 않는가. 더 이상 잃을 것 없다는 마음으로 머리를 비우고 부딪혀 봐야 한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은 타석에서 생각이 많다. 머리가 복잡해지면 타격은 더 어려워진다. 공 보고 공 친다는 생각으로 단순하게 붙어야 한다. 주전 경쟁이나 홈런이라는 단어를 머리에서 지우고 단순하게 임해야 한다.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면 결과는 따라 올 것이다. 결과를 미리 걱정하고 움직여선 안된다. 못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단순하게 붙어야 한다. 타석에서 생각이 많으면 들어가기 전부터 지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승엽의 조언은 '제2의 이승엽'이 부활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그 누구보다 많은 노력을 한 선수이기에 이승엽이 강조한 정신력만 갖춰진다면 다시 일어설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최고의 신데렐라에서 잊혀진 유망주까지, 그 짧은 시간에 최고와 최악을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이겨나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제2의 이승엽'에겐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