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펜 투수 정우람(37)은 현재 1군 엔트리서 빠져 있다.
어깨 통증이 재발해 재활을 하고 있다. 심각한 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열흘을 채우면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정우람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느냐다. 정우람의 올 시즌 성적이 그다지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전히 한화에는 정우람이 필요하다. 그의 경험을 전수 받야야 할 선수들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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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우람이 좀처럼 전성기 구위를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화는 여전히 정우람이 필요하다. 그의 성공의 기억을 전수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진=김영구 기자 |
10일 LG전서는 1이닝 3피안타 1실점을 했다. 12일 LG전서는 1이닝 3피안타(1홈런) 2탈삼진 3실점(2자책)을 했다.
올 시즌 성적이 8경기 출장해 1세이브, 평균 자책점 5.14에 그치고 있다.
실점한 경기와 실점하지 않은 경기가 정확히 4경기 씩이다. 이전의 완벽한 모습을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어졌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한화는 여전히 정우람의 경험을 필요로 한다. 불펜이 젊은 선수들 위주로 구성이 돼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23일 현재 구원 부문 8위로 떨어져 있다.
불펜 투수들이 8승10패9세이브24홀드, 평균 자책점 4.40을 합작했을 뿐이다.
한화 불펜은 아직 젊다. 장시환 신정락 같은 베테랑들도 있지만 성공의 경험을 해 본 선수는 거의 없다시피 한다. 장시환과 신정락은 불펜 투수로서 성공 보다는 실패를 더 많이 경험한 선수 들이다.
나머지 김범수 주현상 김종수 윤호솔 등은 불펜 투수로서 경험 자체가 적다. 선발을 오가는 선수도 많았다. 성공하는 불펜 투수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하고 어떤 마인드를 가져야 하는지를 배운 적이 거의 없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한화 한 관계자는 "정우람의 트레이드설이 끊임 없이 나왔을 때 함부로 손을 대지 못한 것은 그의 경험 때문이었다. 젊은 한화 불펜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쉽게 정우람을 포기할 수 없었다. 불펜에서 누군가 중심을 잡아주고 노하우를 전수해줘야 했었다. 그런 부분 때문에 '귀족 마무리' 소리를 들으면서까지 정우람을 안고 있었던 것이다. 아직 정우람이 더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 불펜이 조금씩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우람의 성공의 기억이 필요하다고 본다. 불펜 투수들에게는 성공의 기억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좋은 결과를 계속 만들어내야 자신감이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성공의 경험을 쌓을 수 있을지 가장 잘 아는 투수가 바로 정우람이다. 코치가 할 수 없는 영역의 일을 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선수로서도 정우람이 여전히 필요하지만 선수들의 멘토로서 역할도 반드시 필요하다. 아프지만 않다면 정우람과 동행을 이어가고 싶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야구는 어디서나 다 똑같다. 미국 출신인 수베로 한화 감독도 정우람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
선수로서도 여전히 필요로 하지만 그가 가진 성공의 경험이 젊은 불펜 투수들에게 좋은 교재가 돼 주길 바라고 있다. 아프지만 않으면 정우람을 엔트리에 포함 시키고 있는 이유다.
정우람과 한화가 함께 할 시간은 그리 길게 남지 않았을 수 있다. 정우람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선순환 효과를 최대한 빨리 얻어내야 하는 이유다.
한화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