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구장은 국내 야구장 중 최대 규모 구장이다.
특히 좌.우 중간은 세계적으로도 넓은 구장으로 꼽히고 있다. 당연히 홈런 치기 가장 어려운 구장이 잠실 구장이다.
잠실에는 또 한 명의 외야수 '김잠실'이 있다는 웃픈 농담이 있을 정도다.
↑ 김현수가 홈런을 친 뒤 덕아웃으로 돌아와 동료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LG는 20일 현재 29개의 홈런으로 32개의 롯데에 이어 팀 홈런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지난 해 LG는 110개의 홈런으로 홈런 부문 공동 4위였다. 그러나 1위 SSG(185개)에 비하면 75개나 홈런이 부족했다. 하지만 올 시즌엔 팀 홈런 부문 상위권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다.
LG는 올 시즌 원정에서 대단히 강하다. 홈 승률은 낮지만 원정 경기서 이를 극복하며 팀 승률 2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홈런은 구장을 가리지 않는다. 잠실 구장에서 29개 중 절반에 가까운 13개의 홈런을 쳤다. 규모가 큰 잠실에서도 기 죽지 않는 홈런 퍼레이드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김현수(9개)와 오지환(8개)이 팀 내 1,2위로 홈런 퍼레이드를 이끌고 있다.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홈런을 1개도 못 친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김현수 오지환과는 차이가 있지만 나머지 선수들도 나름의 몫을 해주고 있기 때문에 팀 홈런 숫자를 늘릴 수 있었다.
LG 타격을 이끌고 있는 이호준 타격 코치는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LG 선수들이 대부분 타이밍을 앞에다 놓고 쳐야 한다는 강박 관념 같은 것들이 있었다. 그 부분을 수정한 건 맞다. 공을 몸에 붙여놓고 치자고 강조했다. 하지만 가르쳤다고 다 되는 것은 아니다. 선수들이 알아서 스스로 움직이고 터득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지난 겨울 동안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 개인 한 명 한 명이 발전하면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본다. 홈런을 치기 어려운 구장을 홈 구장으로 쓰고 있지만 핑계 대지 않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서 하고 있는 선수들의 힘이다. 선수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LG는 홈런과 큰 관련이 없는 팀 처럼 여겨졌다. 라모스가 2000시즌에 기록을 깨기 전까지 최다 홈런 타자가 안타 제조기로 더 명성이 높았던 이병규(30개)였다는 점이 상징적으로 LG의 홈런 가뭄을 이야기 해 주고 있었다.
하
LG가 만들어내고 있는 보기 좋은 홈런 반란이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