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39)는 통산 342홈런을 친 거포다.
그러나 올 시즌엔 단 한 개의 홈런도 아직 치지 못하고 있다. 장타율이 타율이어도 모자랄 0.286에 그치고 있다.
하지만 팀 공헌도는 드러난 숫자 이상이다. 빼어난 출루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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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형우가 몸을 날려 홈으로 쇄도하고 있다. 사진=김재현 기자 |
볼넷이 많기 때문이다.
최형우는 161타석에서 볼넷을 37개(고의 4구 4개 포함)나 얻어냈다. 팀 내에서 가장 많은 볼넷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전체로도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하고 있다. 출루 머신 추신수(SSG. 30개) 보다도 3개(고의 4구 제외)나 많다.
올 시즌 최형우는 극심한 타격 슬럼프를 겪고 있다. 앞에 설명한대로 홈런은 1개도 없고 타율은 0.230에 머물러 있다. 타석에서의 위압감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하지만 상대 배터리는 여전히 최형우가 두렵다. 좋은 공을 잘 주려 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이 상황을 대처하는 최형우의 자세다. 개인의 욕심만 내려 한다면 승부를 걸어 오지 않는 공을 어떻게든 치려고 덤벼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최형우는 보다 팀을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대한 볼넷을 얻어내며 출루율을 높이고 있다.
올 시즌 KIA는 공격력이 크게 강화 됐다. 거포인 나성범과 박동원이 가세하며 득점할 수 있는 확률이 그만큼 높아졌다. 최형우가 방망이로 이 분위기에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있지만 최선을 다해 출루하며 득점 기회를 만들고 있다는 것은 분명 의미가 있는 일이다.
최형우는 발이 빠른 선수는 아니다. 하지만 주루 플레이에 그 어느 선수보다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우리 나이 마흔살의 선수가 어떻게든 출루해 이를 악물고 주루 플레이를 하는 것은 후배들에게 백 마디 이상의 울림을 줄 수 있다.
올 시즌 팀 플레이어로서의 최형우의 가치가 여전히 살아 있는 이유다.
아직 거포다운 모습은 전혀 나오지 않고 있
하지만 최형우는 눈 야구로 팀에 힘을 보태고 있다. 야구가 마음대로 풀리지는 않고 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다.
홈런 0개의 4번 타자가 팀 공헌도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이유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