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실책에 출렁이고 있다. 실책 하나가 나오면 큰일이라도 난 듯 팀 전체가 흔들린다.
실책 때문에 지는 경기도 나오고 있다. 여기 저기서 실책에 대한 경계령이 내려지고 있다.
그러나 롯데가 실책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아도 좋을 듯 싶다. 실책을 더 나은 결과물을 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여긴다면 실책에 위축될 일도 없기 때문이다.
↑ 롯데 이학주가 실책을 범한 뒤 자책하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
결국 우승은 못 시켰다는 죄(?)로 재계약에 실패했지만 로이스터 감독이 이끌었던 롯데의 야구는 대단히 박력있고 와일드했다. 결코 쉽게 포기하지 않는 끈끈한 야구를 보여줬다.
흥미로운 건 로이스터 감독 시절 롯데는 수비를 참 못하던 팀이었다는 점이다. 실책만 보면 그랬다.
로이스터 감독 야구의 정점이었던 2009시즌, 롯데는 96개의 실책으로 실책 부문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로이스터 감독은 실책 숫자에 연연하지 않았다. 오히려 좋은 야구를 하기 위해 더 도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집중력이 떨어져서 나오는 실책은 막아야 하지만 더 좋은 플레이를 하기 위해 도전하다 나온 실책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우리 팀엔 그 전 같으면 쉽게 포기했을 공을 끝까지 잡아 처리하려다 나오는 실수들이 많다. 때문에 실책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더 도전해서 좋은 플레이로 연결 시킬 수 있다면 얼마든지 실수를 해도 좋다"고 했었다.
로이스터 감독의 말은 비단 롯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2000년대 말 왕조 시대를 구축했던 SK(현 SSG)가 바로 2009 시즌의 실책 2위 팀이었다. 롯데와 차이는 2개에 불과 했다. 그 앞선 2007시즌엔 SK가 실책 1위였다.
좀 더 좋은 플레이를 하려다 나오는 실책은 팀에 지장을 크게 주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롯데는 18일 현재 실책 35개로 6위에 랭크 돼 있다. 그럼에도 실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집중력이 떨어져서 나오는 실책이 많기 때문일 수 있다.
보다 나은, 창조적인 플레이를 하기 위해 움직이다 나오는 실책에는 크게 반응을 할 필요가 없다.
지금 롯데에 필요한 건 실책에 기 죽는 조심스러운 플레
롯데가 실책에 보다 당당해질 수 있을 때 롯데 야구는 좀 더 강력한 임팩트로 상대팀을 압박할 수 있을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