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공헌도가 한동희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
한화 4번 타자 노시환은 16일 현재 타율 0.308 3홈런 22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좋은 성적이지만 리그를 평정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다.
리그를 평정할 수준이라면 한동희의 타율 0.364 8홈런 25타점 정도는 돼야 한다. 공격 전 부문에 상위 랭크 되며 리그를 이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 성적이다.
↑ 노시환의 성적이 도루 제외 공격 전 부문에서 상위권에 있는 한동희에 전혀 떨어지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진=MK스포츠 DB |
현재 한화 팀 내에서 규정 타석을 채운 선수 중 3할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고 잇는 선수는 노시환 1명 뿐이다. 터크먼이 3할 타율이 붕괴되며 유일한 3할 타자가 됐다.
그러나 롯데엔 규정 타석을 채운 3할 타자가 많다. 이대호 한동희 전준우 등이 3할 고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안치홍도 잠재적 3할 타자라 할 수 있다. 그 만큼의 무게감을 갖고 있다.
한동희가 몇 경기 부진해도 전혀 티가 나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한동희는 다소 주춤하지만 좋은 팀 선배들의 타격에 묻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한화는 다르다. 노시환이 안 터지면 바로 티가 난다. 노시환이 잘 친 경기와 그렇지 않은 경기의 차이는 크게 나타나고 있다.
타격에 조에가 깊은 A 해설 위원은 "편파 얘기가 나올까봐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노시환의 성적이 한동희의 성적에 결코 크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동희는 팀이 전체적으로 살아나며 타격감이 한꺼번에 올라간 케이스다. 팀 타선의 짜임새가 좋기 때문에 스트레스 없이 자기 타격을 할 수 있었다. 노시환은 다르다. 처음부터 집중 견제를 받았다. 터크먼이 처음엔 짐을 좀 덜어주는가 싶었는데 찬스에서 너무 약했다. 찬스에 약한 타자는 따로 없다는 설도 있지만 워낙 찬스에서 약했기 때문에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기 어려웠다. 여기에 믿었던 정은원 하주석 등이 부진하며 노시환은 사실상 홀로 싸워야 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 지금도 상대 팀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노시환은 걸러 보내도 되는 타자라는 인식이 강하게 퍼지고 있다. 노시환이 겪고 있을 부담감이 어느 정도일지 상상이 된다. 노시환은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정말 잘 버티고 있는 것이다. 한동희의 성과 못지 않는 결과물을 만들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화 공격력은 10개 팀 중 단연 꼴찌다. 팀 타율이 10위 키움을 조금 앞선 0.232를 기록하고 있을 뿐이다.
3할을 쳐 줄 수 있는 타자들이 전멸하며 팀이 더욱 어려운 곳을 향해 가고 있다. 노시환을 제외하면 한화에서 위압감을 줄 수 있는 타자는 전무하다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만큼 노시환이 견뎌내야 하는 무게가 대단히 크다 할 수 있다.
아직은 덜 여문 수비력도 부담이 될 수 있을텐데 크게 흔들리지 않고 잘 극복해 내고 있다. 현재 노시환의 성적을 한동희와 비교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큰 반전이 생길 가능성은 없다. 올 시즌 끝까지 노시환 혼자만의 싸움이 될 공산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운명이라면 받아들여야 한다. 그리고 이겨내는 수 밖에 없다. 그의 기량을 인정하고 지켜봐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3할 타율이 고비를 맞을 때도 있지만 3할을 놓고 홀로 싸워 본 기억은 앞으로 노시환의 성장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이다. 혼자만의 싸움이 외롭겠지만 이 시간을 이겨낸다면 노시환은 한 뼘 더 자란 야구 선수가 돼 있을 것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