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10년간 ‘타이거즈 대표 우타거포’가 되고 싶다. 지금은 그 출발점이다.”
KIA 타이거즈의 내야수 황대인(26)은 2015 2차 1라운드 2순위로 프로 지명 당시부터 ‘향후 10년간 KIA를 이끌어 갈 타자’라는 평가를 받았다. 우타 거포의 귀환은 최근 KIA의 숙원이자 바람이기도 했다. 그 기대를 황대인에게 투영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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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재현 기자 |
베테랑 최형우나 거액 FA로 데려와 활약 중인 나성범도 아닌 황대인이 KIA 타선의 타점 리더가 됐다는 게 시사하는 바는 적지 않다.
황대인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100타점을 돌파도 유력하다. KIA에 드디어 타점왕에 도전할 수 있는 ‘토종 우타 거포’가 생겼다는 뜻. 또 타선에 새로운 세대교체의 주역이 탄생했다는 의미다. 김선빈-최형우 등 기존 자원에 나성범과 박동원이 가세한 상황. 황대인마저 폭발한다면 올해 KIA 타선은 리그 최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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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재현 기자 |
황대인은 “감독님과 코치님들의 믿음이 워낙 굳건하다. 그러다 보니 마음이 편안해져서 타석에서 조금 더 여유가 생기고 자신감 있는 스윙을 하게 되고 좋은 결과도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김종국 KIA 감독도 황대인의 이야기가 나오면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김 감독은 “올해 황대인이 타이거즈의 중심타자로 거듭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지금 기대한대로 황대인이 잘 해주고 있다. 평소엔 ‘찬스 4번 중에서 1번만 해결해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김종국 감독은 “예전보다 황대인의 스윙이 더 간결해졌다. 스윙폼을 간결하게 만들고 홈런에 대한 욕심을 줄인 덕분에 (타율) 에버리지가 올라갔다”며 올해 황대인의 변화를 설명했다.
타격폼과 매커니즘의 변화의 영감은 과거 ‘땀의 기록’에서 찾았다. 황대인은 “둘 다 변화가 있다. 지금도 레그킥을 하긴 하지만 상무국군야구단 시절 좋았던 폼으로 많이 돌아갔다”면서 “시즌 초에 워낙 좋지 않아서 당시에 썼던 ‘야구일기’를 꺼내봤는데 거기서 영감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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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천정환 기자 |
그 타격 스타일은 무엇일까. 황대인은 “(박)동원이 형이 키움에 있을 때 항상 자신감 넘치게 스윙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저렇게 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면서 “또 밖에서 볼 땐 스윙이 큰 줄 알았는데 막상 옆에서 보니까 상당히 간결했고, 타격에 대한 고민을 굉장히 많이 하는 걸 보고 또 자극을 많이 받았다”고 했다.
이제 한 팀이 된 만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 황대인은 “‘내 (존의) 공이 왔을 때 지체하지 말고 자신 있게 스윙하자’란 생각을 하면서 박동원 형과도 비슷한 내용의 대화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올해 황대인은 팀내 1위 타점을 올리며 해결사로 거듭났다. 황대인은 “앞으로 이 마음을 끝까지 유지해야겠지만 지금은 타점 상황을 즐기고 있다”면서도 “앞에서 선배들이 잘 출루해줘서 ‘숟가락을 올린 것’ 밖에 없다”며 겸손하게 현재 활약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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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재현 기자 |
KIA의 레전드 타자 출신인 이범호-최희섭 타격코치는 황대인의 장래에 대해 묻자 입을 모아 “황대인이 타이거즈의 거포 계보를 이을 선수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 있게 답했다.
이런 기대에 대해 황대인은 “조금 늦었다. 데뷔 때부터 워낙 많은 기대를 받았는데 늦은 결과가 나온 만큼 앞으로 10년간 ‘타이거즈의 대표 우타 거포’로 불릴 수 있게, 오랫동안 좋은 활약을 할 수 있을 출발점에 선 것 같다. 이 출발을 잘 꿰어서 앞으로도 잘 하고 싶다”고 했다.
타이거즈
KIA 팬들은 오랫동안 기다렸다. 누상의 주자를 쓸어 담고 포효할 타이거즈의 새로운 리더를 말이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