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전) 감독님께 죄송하고 뭐라고 말씀드릴 수 없을 정도로 그런 마음이 있었다.”
이명기(34)는 15일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정규시즌 경기 8-7 대역전승의 결승타를 기록하며 NC에 승리를 안겼다.
NC는 SSG 상대로 위닝 시리즈를 거두고 시즌 12승(26패)째를 기록하며 한화와 함께 공동 9위를 유지했다. 2번 좌익수로 선발 추전한 이명기는 5타수 3안타 2득점 1타점 맹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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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인천)=김원익 기자 |
경기 종료 후 만난 이명기는 “우선은 앞선 타석의 타자 (손)아섭이가 동점 상황을 만들어 줘서 무사 1,3루라는 너무 편한 상황에 들어갈 수 있어서 정말 고마웠다”며 손아섭에게 고마움을 전한 이후 “내야 땅볼만 쳐도 역전을 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서 편한 마음으로 타석에 들어섰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이명기의 결승 2루타는 우측 라인 선상의 안쪽에 간발의 차로 들어왔다. 이명기는 “타구가 조금 휘더라. 그래서 속으로 ‘제발, 제발’이라고 생각하면서 뛰었다”며 당시 심경을 전했다.
14일에도 노히트 중이던 김광현을 상대로 2루타를 기록하는 등 3연전에서 계속해서 장타를 뽑으며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이명기는 “처음에는 경기를 오랜만에 하다보니 공이 엄청 빨라 보였다. 지금은 꾸준하게 나가다보니 공이 어느 정도 적응이 됐다”라고 현재 타격감을 설명한 이후 “지난번에 한 차례 결장하면서 ‘경기를 재밌게 하자’라고 생각한 것도 도움이 된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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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
NC는 11일 이동욱 전 감독이 경질되는 등 최근 팀 내외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연패를 끊어내고 선두 SSG 상대로도 역전 위닝시리즈를 거두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이명기 역시 “초반에 끌려가서 팀이 무기력한 느낌이 있었다. 그래도 이렇게 1위 팀을 상대로 역전승을 하면서 우리도 역전승을 할 수 있다는 걸 젊은 선수들이 알아가면서 공 1개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서 플레이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또 이명기는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팀 순위보단 현재 승패 마진 차이가 크기 때문에(-14) 더 벌어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명기는 지난해 7월 호텔 술자리 파문으로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해 최근까지 출장정지 징계 중이었다. 복귀 이후에도 NC가 연패를 이어간 가운데 결국 이 전 감독이 부진과 함께 최근 벌어진 코치 간 폭행 사건과 지난해 술자리 파문 등 2년 간 누적된 선수단의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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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인천)=김재현 기자 |
이어 이명기는 “또 감독님과 통화했는데, ‘열심히 하라’고 하시더라. (지금도)
결국 결자해지(結者解之) 밖에 없다. 야구를 잘 하는 것 만으로 지난 일들이 모두 사라지지 않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상처 입은 NC 팬들을 위한 위로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결승타를 치고도 마냥 웃지 못했던 이명기의 표정과 진지한 얼굴에는 그 고민과 진심이 담겨 있었다.
[인천=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