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는 현재 선발이 모자라다. 토종 선발 투수들이 예상 보다 부진하면서 선발 자원이 급하게 필요해 졌다.
여기에 믿었던 외국인 투수 원.투 펀치까지 흔들리면서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 선발 평균 자책점이 4.80이나 된다. 2.35의 불펜과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뾰족한 전력 보강 방안은 떠오르지 않는 상황이다. 트레이드가 이뤄진다면 가장 좋겠지만 원하는 카드를 손에 넣기가 매우 어렵다. 선발을 쉽게 내줄 수 있는 팀은 없다. 선발에 여유가 있는 팀을 찾는 것부터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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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덕주가 선발로 전향을 모색하고 있다. 선발로 성공하려면 약점을 보이던 슬라이더를 가다듬어야 한다. 사진=천정환 기자 |
함덕주는 현재 1군 엔트리서 제외된 상황. 김용일 수석 트레이닝 코치와 함께 몸 만들기를 하고 있다. 선발에 어울리는 몸 상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함덕주는 지난 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현재 전혀 팔꿈치에 통증이 없는 상태다. 팔꿈치가 많은 투구수를 버틸 수 있다는 것만 증명한다면 바로 선발로 투입될 수 있다.
함덕주는 코칭 스태프에게 스스로 선발로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는 함덕주의 선발 전환 결심에 LG엔 활기가 돌 수 있게 됐다. 함덕주 스스로 약점이던 좌타자 상대에 자신감이 생긴 것이 힘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함덕주가 성공적으로 선발로 전환하게 되면 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물론 극복해야 할 과제는 있다.
함덕주는 좌완 투수지만 우타자에게 더 강한 투수다. 명품 체인지업이 있기 ??문이다. 패스트볼과 똑같은 폼에서 날아오다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체인지업은 지금의 함덕주를 만들어 준 구종이었다.
반면 좌타자에겐 약점이 있었다. 슬라이더에 자신감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좌타자의 바깥쪽 승부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렇다고 좌타자에게 체인지업도 잘 쓰지 못했다. 몸에 맞을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함덕주는 서서히 좌타자를 상대로도 적응을 해가고 있다.
올 시즌 우타자를 상대로는 피안타율 0.194로 여전히 좋았다. 좌타자에게는 아직 완전치는 않았다. 피안타율이 0.273이었다. 아주 낮았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나름대로 좌타자에 대한 대비가 돼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슬라이더에 대한 자신감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2020시즌엔 구사율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서기도 했었다.
함덕주를 분석한 전력 분석원은 "좌타자를 상대로 던지는 슬라이더에 나름대로 자신감이 생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전엔 맞을 것을 먼저 걱정했지만 이젠 그런 걱정 없이 슬라이더를 던지고 있는 것 같다. 오랜 시간 동안 준비를 해 왔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더 자신감이 붙을 것이다. 선발을 하려면 좌타자에게도 좋은 승부를 해야 한다. 슬라이더를 잘 활용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
함덕주가 슬라이더를 장착 한다면 선발로서도 충분히 경기를 책임 질 수 있는 투수가 될 수 있다. 그동안 약점이었던 좌타자 상대로 제대로 된 승부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함덕주는 선발이 급한 LG 마운드에 희망이 될 수 있을까. 슬라이더 속에 그 해답이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