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기자회견이라고 되어 있는데 중간에 매직으로 ‘취소’ 적으면 안 되나?”
2022 프로야구 정규시즌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리는 14일 수원 kt위즈파크. 이곳에선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수원의 아들’ 유한준(41)이 kt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날이며 은퇴식이 열린다.
이강철 kt 감독은 아쉬워했다. 유한준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았다. 그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야구를 다시 했으면 좋겠는데…(웃음). 은퇴 기자회견이 아니라 은퇴 ‘취소’ 기자회견 아닌가?”라며 “은퇴식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유)한준이는 훌륭한 선수다. 여러 면에서 정말로 잘했다. FA로 온 선수가 프랜차이즈 스타처럼 은퇴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주장으로서 정말 잘했고 마무리도 멋졌다. 앞날을 축하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 이강철 kt 감독은 14일 은퇴식을 앞둔 유한준(41)을 떠나보내고 싶지 않다. 사진=김재현 기자 |
유한준은 야구 외적으로도 팀을 이끄는 참된 리더였다. 고참 선수이기 때문에 당연히 배려받을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줄였다. 또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함께 성장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이 감독은 “나랑 비슷한 스타일인 것 같다. 후배들을 막 잡는 선배가 아닌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을 발휘했다. 팀 문화를 좋아지게 만든 선수다. 어느 정도 선을 만들어놓고 선수들이 그 부분을 넘을 때는 잘 막아줬다. 감독으로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며 웃음 지었다.
유한준은 이제 제2의 야구인생을 살아가게 된다. 이 감독은 야구 선배, 그리고 인생 선배로서 확실한 조언을 남겼다. 그는 “선수로선 끝난 게 맞지만 야구인생이 끝난 건 아니다. 내년에 지도자 연수를 다녀오면 많은 것을 느낄 것이다. 나도 한 15~20년 정도 된 것 같은데 정말 많은 일이 있었고 또 한준이도 있을 것이다. 선수 때와는 많은 게 다르다. 생활도 그렇고 여러 면에서 겪어야 할 일들이 많다. 또 자기가 배운 것들을 선수들에게 어떻게 알려줄지도 고민해야 한다. 선수 때보다 더 힘들 수도 있다. 많이 공부해야 할 거다. 그래도 좋은 시작을
한편 홍원기 키움 감독도 "오래전부터 지켜봤지만 많은 선수에게 귀감이 될 사람이다. 제2의 인생을 응원한다"고 전했다. 홍 감독과 유한준은 현대 시절 한솥밥을 먹은 사이다. 선후배였으며 코치와 선수 관계로도 함께했다.
[수원=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