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 54.00. 올해 계약금 5억 원을 받은 ‘슈퍼루키’ 문동주(19, 한화)의 현재 성적이다.
문동주는 지난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 1-5로 뒤진 8회 등판해 아웃카운트 2개를 잡는 동안 4실점을 했다.
7명의 타자를 상대해 4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을 내줬다. 첫 타자 오지환을 상대로 던진 138km 슬라이더가 데뷔 1호 피안타로 연결됐다. 이후 똑같은 슬라이더를 던져 유강남에게 데뷔 1호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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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서울 잠실)=김원익 기자 |
이어진 상황 문동주는 홍창기에게 프로 데뷔 이후 첫 희생플라이를 내줬고, 이후 연속 안타를 맞았다. 김현수에게 내준 4실점째 안타는 체인지업으로 처음 허용한 안타였다.
최종 성적은 0.2이닝 4실점. 평균자책 54.00. 분명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처음’이다.
하지만 나열한 이 모든 부정적인 기록들은 문동주가 ‘미래의 대선수’가 된다면, 그저 다음을 예비했던 첫 걸음의 기록이 될 뿐이다. 이 기사와 기록 역시 훗날 누군가가 찾아볼 과거의 유물이 될 수 있다. 부정적인 결과도 긍정적인 결과도 프로 야구 선수 문동주가 앞으로 살아갈 기록의 세계에선 트로피란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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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그런 의미에서 문동주의 쓰라린 첫 기억은 바로 2번째 등판,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질 모든 긍정적인 ‘다음의 숫자’들과 또 다른 첫 기록과 함께 다시 기억될 수 있다.
10일 문동주의 1군 데뷔 이후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문동주에게 꼭 해주고 싶은 조언’이란 기자의 질문에 이 대답을 들려줬다.
"본인 스스로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으면 좋겠다. 성공적인 학생시절을 보내왔고, 좋은 재능을 보여준 선수이며 던지는 걸 봤을 때 본인을 믿는 선수라는 느낌을 받았다. 그 모습을 프로 무대에서 계속 보여줬으면 한다. '너 다운 피칭을 해라'는 조언을 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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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김영구 기자 |
그렇게 찬사도 오욕도 함께 할 프로의 무대다. 문동주가 이 길에 올라 섰다는 것은 반드시 다시 걸어가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돌이켜보면 우리의 모든 인생도 첫 번째와 이어진 두 번째에서 비롯됐다. 한 번 뿐이었던 것은 그저 휘발 되어 사라졌다.
문동주는 10일 콜업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평소 성격이 어떤 편인가’란 질문에 “굉장히 겁이 많다
지금은 그것이면 충분하다. 문동주가 그 마음을 잊지 않고 2번째, 3번째, 4번째, 그리고 아주 오랫동안 이어질 ‘문동주 사가’를 당당하게 써내려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잠실(서울)=김원익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