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로는 못 쓴다. 보직을 바꿔야 할 것"
김태형 두산 감독이 첫 선발 등판서 부진했던 박신지(23)를 두고 한 말이었다.
박신지는 4월7일 삼성과 경기에 선발 등판 기회를 잡았지만 2이닝 동안 3피안타 4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진 바 있다. 타선 지원 덕에 패전 투수가 되지는 않았지만 그 이상의 아픔이 남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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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신지가 다시 한 번 선발 기회를 잡았다. 마음 편히 던질 수 있는 팀에 맞춘 전략이다. 박신지가 응답할 것인지가 포인트다. 사진=김영구 기자 |
4월15일 키움전서는 1.2이닝 동안 삼진 한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버텨 회복세를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4월17일 키움전서는 아웃 카운트 하나 잡지 못한 채 안타와 볼넷을 1개씩 내주며 다시 무너졌다.
박신지의 시즌 평균 자책점은 12.27이 됐다. 정상적인 투구를 할 수 있는 수준의 성적이 아니었다. 다시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을 것 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박신지에게 기적처럼 기회가 다시 찾아왔다. 12일 고척 키움전에 선발로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곽빈이 허벅지 근육통이 생기며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생겼다. "선발은 안되겠다"던 박신지 카드를 다시 꺼내 든 이유다.
앞서 밝힌대로 올 시즌 키움전서는 한 경기는 좋고 한 경기는 나빴다.
그러나 전체 성적으로는 키움전이 나쁘지 않았다. 박신지가 다시 기회를 잡게 된 이유다.
박신지는 통산 키움전서 5경기에 등판해 4이닝 동안 1실점 하며 1승무패, 평균 자책점 2.25를 기록했다. 키움전서는 나름의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성적이었다.
키움전에는 나름 자신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금은 다른 내용의 투구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할 수 있다.
투수에게는 상성이라는 것이 분명히 존재한다. 특정 팀에 특별히 강한 경우가 분명 있다. 올 시즌 박신지는 키움전서 롤러 코스터를 탔지만 전체적인 성적은 분명 긍정 신호를 보내고 있다.
선발 투수들의 줄 부상으로 고민이 쌓이고 있는 두산 입장에선 박신지가 키움이라도 확실하게 잡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선발 자원 한 명을 확보하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감독은 믿음
박신지는 감독의 배려에 응답할 수 있을까. 두산이 또 한 명의 선발 카드를 얻을 수 있느냐가 달린 대단히 중요한 승부가 다가오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